소니가 TV 사업 분사하고 PC사업은 팔아도 모바일은 계속 붙잡고 있는 까닭은

2011년 취임에 경영 개혁을 통해 적자에 허덕이던 소니 수익 구조를 개선한 리더로 평가받는 히라이 가즈오가 쓴 소니 턴 어라운드를 보면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흥미로운 대목이 눈길을 끈다.

히라이 가즈오 체제 아래 소니는 상징과도 텔레비전 사업은 분사시키고 역시 중량감을 갖고 있던 바이오 PC 사업은 매각하는 강수를 뽑아 들었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존재감이 거의 없던 모바일 사업은 내려 놓지 않았다.

히라이 가즈오에 따르면 지금은 별 볼일 없어도 갖고 있으면 모바일 패러다임이 바뀌는 타이밍에서 판을 한번 흔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잡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한 LG전자와는 다른 선택이었다. 소니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여전히 비주류지만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성과도 거뒀다.

경영 개혁에는 끝이 없다. 다음 세대에 넘긴 것을 열거하기 시작하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모바일 사업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자본 투하를 억제하는 '사업 변동 리스크 컨트롤 영역'으로 분류했지만 실은 2012년 내가 사장으로 취임한 다음 주에 발표한 경영 방침에서는 모바일을 강화해 나가야 할 코어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점유율 3위를 노리며 모바일 사업에서 매출 1조8000억 엔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소니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 그리고 게임과 음악 콘텐츠의 힘을 융합시키는 등 힘을 쏟아부어  '원 소니'를 상징하는 사업으로 육성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다.

2015년 2월 모바일을 사업 변동 리스크 컨트롤 영역으로 지정하기 3개월 전, 소니 모바일의 재건을 요시다씨와 소네트에서 돌아온 도토키 히로키 씨에게 맡겼다. 도토키 씨에게 부탁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모바일 사업의 흑자 전환이었다. 도토키 씨는 소니가 자랑하는 기술을 도입해 고급화를 추구하고 그럼으로써 중국의 샤오미나 화웨이의 대두로 가속화하던 스마트폰의 범용화 흐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발버둥 치다 시피 노력했지만 분명한 차이를 내세우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모바일에 관해서도 텔레비전처럼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애널리스트나 미디어로부터 팔지 않을 것인가, 철수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좀처럼 점유율 회복의 길이 보이지 않는데도 모바일 사업을 계속해서 고집한 것은 이 비즈니스는 한번 손에서 놓으면 재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주 사용하는 비유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텔레파시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시대가 될 때까지는 매개체가 되는 사물이 있어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지는 일은 없다. 이런 점에서 모바일은 보편적인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그 물건의 형태가 반드시 지금의 스마트폰과 같은 필요는 없다. 10년이나 20년 후에는 아마도 완전히 다른 형태의 기기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커뮤니케이션 툴인 것은 확실하다. 소니에서 거기에 연결되는 기술과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바일 사업인데, 현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철수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 보편적인 비즈니스란 달리 말해 거대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철수해 버려도 좋은 것일까?

소니는 스마트폰이 주도하는 지금의 모바일 시장 다음 패러다임에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역사를 되돌아 보면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은 어느 순간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때마다 리더도 바뀌었다. 초기 휴대폰에서는 모토로라와 노키아, 에릭슨이 업계를 지배했고 1990년대 말 일본에서 아이모드가 태어나자 휴대폰은 데이터 통신 기능을 갖추게 됐다. 그런데 2007년에 애플이 아이폰을 투입하자 스티브 잡스가 '전화의 재발명'이라고 말한 그대로 이 업계의 세력 판도가 극히 단기간에 바뀌어버렸다.

다음에는 무엇이 올까? 어떤 비즈니스 모델의 대전환을 보게 될까. 솔직히 거기까지 내다보지는 못한다. 다만 이 업계에서 계속 안테나를 펼치고 있으면 다음 패러다임 시프트의 도래를 재빨리 파악해 우리가 그 리더가 될 기회가 적어도 철수해 버릴 때보다는 클 것이다. 기회를 노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좀처럼 정유율이 늘지 않고 적자가 지속되는 눈앞의 상황만 보고 그 기회를 스스로 버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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