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가 꼽는 생애 최대 실수는?모바일앱 보단 HTML5에 베팅한 것

페이스북은 데스크톱 기반 웹서비스로 출발해,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의 시대에 잘 적응했고 지금은 메타버스를 앞세워 모바일 이후의 인터넷 패러다임을 주도해 보겠다는 야심을 강조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잘 대응한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는 잘 적응했지만 모바일 초창기에는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데스크톱 DNA가 모바일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다.

스티븐 레비가 쓴 메타 페이스북을 보면 페이스북은 초기에는 모바일 패러다임으로 전략적 가치가 커진 모바일앱에 대응하는데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건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 심어놓은 문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개발과 관련해 강조한 키워드는 속도였다. 부족하더라도 일단 빨리 개발하고, 고칠 게 있으면 고쳐나가는 것이 페이스북 개발 문화였다.

2004년 더페이스북을 시작할 때부터 저커버그는 웹 기반 컴퓨터 언어인 PHP를 채택했다. 당시 그보다 연상의 컴퓨터과학자들은 거부했을 선택이었다. 당시 그보다 연상의 컴퓨터과학자들은 거부했을 선택이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온라인 프로젝트를 후딱 대충 작성하면서 자랐으며 젊은 언어 PHP 시스템을 쓰는 일은 그에게 숨 쉬는 것과 같았다.

PHP의 뛰어난 강점은 안전망이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언어로 작성한 프로그램은 버전별로 발표되었다. 프로그래머들은 기능을 추가하거나 버그를 고치고 싶으면 다음 버전에 포함했는데, 이용자가 업데이트를 내려받아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 탓이 인기 프로그램은 발표 시기가 제각각인 여러 버전이 돌아다녔으며 오래된 버그들이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반면에 PHP는 언제나 최신 버전이었다. 변경 사항이나 새로운 기능을 재빨리 구현해 웹서버에 보낼 수 있었으며 서버는 마크업 코드를 뿌려 웹페이지를 생성했다. 망쳐도 쉽게 고칠 수 있었다. 새 코드를 작성하면 다음번에 이용자가 웹브라우저를 새로 고침하면 새 버전이 돌아갔다. 이용자가 돌리는 것은 언제나 새롭게 버그가 적은 버전이었다. 페이스북의 성장을 견인한 비밀 제트 연료이던 속도가 가능했던 것은 사실상 PHP 덕분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앱 중심의 서비스 환경이 펼쳐지면서 페이스북의 속도주의는 뜻대로 먹혀들지 않은 상황이 연출된다.

하지만 모바일은 달랐다. 앱은 이용자에게 직접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나 구글 같은 하드웨어 설계자들이 큐레이션된 정책에 따라 제품을 엄선해 운영하는 온라인 매장에서 팔렸다. 매 버전마다 특정 기준을 충족하고 문지기들의 검열을 통과해야 했다. 갑자기 페이스북은 뒤처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구닥다리 기업이 되었다.

여기에서 페이스북은 분위기 반전 카드로 HTML5를 들고 나온다. HTML5는 웹으로도 네이티브 모바일 앱 같은 경험을 제공해줄 듯 보였다. 이렇게 되면 애플과 구글 눈치를 보지 않고 페이스북 특유의 속도주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모바일 기기들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페이스북이었다.

난데 없이 기적의 기술이 모든 문제를 바로잡을 해결책처럼 보였다. 바로 웹의 공통어인 마크업 언어의 새로운 버전, HTML5였다. 페이스북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자사 제품을 다양한 모바일 시스템에 이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HTML5는 골치 아픈 이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페이스북을 자기 스마트폰에서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었다. 하지만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블랙베리, 팜, 윈도폰 등 저마다 쓰는 시스템이 달랐다. 시스템마다 나름의 운영체제와 고유한 하드웨어를 채택했다. 최고의 앱은 특정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네이티브였지만 그러려면 모든 운영체제에 대해 일일이 별도 코드를 작성해야 했다.

HTML5는 해결책을 약속했다. 한번 작성하면 많은 시스템에서 돌아가는 앱 말이다. 구글 출신으로 모바일팀에 갓 채용된 엔지니어들에게는 더더욱 솔깃했다. 구글은 HTML5로 구현되는 개방형 웹 철학의 신봉자들이 모여 있는 온상이었다.

성장팀은 HTML5 접근법을 매우 좋아했다. 그들의 관심사는 페이스북 서비스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지역에 페이스북을 퍼뜨리는 일이었다. 대상 지역 중 상당수는 개발도상국으로 그곳 사람들은 저가 휴대폰으로만 인터넷을 쓸 수 있었다. 페이스북 프로그래머들이 그런 모든 휴대폰에서 작동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은 성장팀에게 꿈같은 상황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마커 저커버그는 HTML5 기반 페이스웹과 관련한 의사 결정을 자신의 생애를 통틀어 최대 실수로 꼽는다.

그리하여 페이스북은 페이스웹이라고 명명한 자체 버전의 HTML5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머지 않아 페이스웹은 모바일 웹의 공식 전략이 되었으며, 금세 수억 명의 페이스북 고객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주요 수단이 되어갔다. 그리고 그것은 재앙이었다.

수정이 필요한 것은 분명했다. 페이스웹으로 제작된 앱들은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HTML5는 네이티브 앱만큼 매끄럽게 작동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페이지를 페이스웹에서 실제 기기로 변환할 때마다 성능이 저하되었다. 스크롤을 내리면 페이지가 버벅거렸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대표 기능인 뉴스피드는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2010년 인수한 스타트업 출신인 코리 온드레이카가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임무를 맡으면서 무척 망설였다. 그가 말한다. "페이스북에서 모바일 사업을 맡는다는건 스피어널 탭 밴드의 드러머가 되는 것과 같았죠. 온드레이카가 처음 한일은 "구덩이에 빠졌으면 그만 파라"라는 옛 속담에 들어맞는 것이었다. 그는 약 20명으로 구성된 모바일팀에 업무중단을 지시하고는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고 했다. 

그러고는 다음 주에 전략을 가지고 돌아와 만나자고 했다. 이윽고 그들은 회의실에 모였다. 모바일 문제에 대해 확고한 의견을 가진 회사 내 엔지니어와 임원 몇 명도 참석했다. 몇몇은 여전히 페이스웹에 애착을 품었고 몇몇은 다른 웹 접근법을 원했으며 또 몇몇은 기기마다 네이티브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온드레이카는 백지에서 출발해 각 시스템마다 네이티브앱을 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저커버그는 동의했으며 엔지니어링 팀들은 네이티브 모바일 앱을 제작하기 위해 '감금'에 돌입했다.

구글과 애플 같은 플랫폼 회사들에 끌려 다녀야 하는 상황은 페이스북 입장에선 회사 장애에 상당한 리스크인 것 같다.

페이스북이 페이스웹에 이어 페이스북폰 프로젝트를 시도한 것도, 그리고 지금 메타버스를 미래 승부수로 던지고 나온 것도 플랫폼상에 존재하는 일개 서비스가 아니라 직접 플랫폼이 되고픈 마음 때문이다.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없애는건 직접 플랫폼을 지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SNS에 기반한 페이스북이 지배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페이스웹과 페이스북폰 프로젝트는 처참하게 실패했고 메타버스 전략은 아직 성공과 실패를 점치기는 이른 상황이다. 책을 보면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분량도 상당한데, 이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글을 하나 작성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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