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선 아이브는 과연 디자인 천재였는가?

지난 2000년 이후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의 디자인을 이끌었다는 사실에 대해 부인할 여지는 없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한 1997년 이후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의 디자인을 지휘해 왔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애플 디자인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잡스 사후에도 조너선 아이브가 애플의 디자인에 끼친 영향이 지대한가? 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대답이 다소 망설여진다. 팀 쿡 CEO 체제에서 아이브의 영향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으며, 특히 매킨토시 제품에 대해서는 반 아이브 성향까지 일기도 했다.

조너선 아이브가 2019년 애플을 공식적으로 떠난 이후 그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가 일고 있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그리고 이에 불을 지핀 것이 블룸버그의 기사 한 꼭지다.

아이브의 재능이 과대평가됐다는 의견의 요지는 이렇다.

그는 늘 기능보다 디자인(형태)를 너무나 우선시했으며, 스티브 잡스의 중재가 없었다면 현재 애플의 디자인적 완성도는 크게 떨어졌을 것이라는 평가다. 잡스와 함께 했을 때만 그의 재능이 빛을 발했다는 얘기다.

반대로 보면, 잡스 사후 그의 디자인적 편향성을 바로 잡지 못한 애플 제품들은 기능성을 무시한 채 출시됐으며 (상업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자의 비판을 일으킨 계기가 됐다.

특히 애플의 관심이 아이폰 등 모바일로 옮겨간 후 맥프로, 맥북 등 매킨토시 디자인은 맥 애호가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지나친 애플 자체 표준 고집, 단일화, 범용성 부재는 고성능 컴퓨터와 뛰어난 상품성의 조화를 바랬던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결국 아이브는 벽에 부딪혔고 2015년 그는 디자인 총책임자 위치에서 내려와 애플 파크 건설에 집중했고 결국 2019년 애플을 떠났다. 애플은 여전히 디지인 자문 등 그와 간접적인 인연을 이어가고 있으나 더이상 그가 직접적으로 제품 설계에 관여하진 않는다.

애플 M1 프로/맥스 기반 맥북프로 14 & 16인치

아이브의 영향에서 탈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발표한 M1프로/맥스가 장착된 맥북프로부터다.

편의성과 상품성을 강조해 맥세이프, HDMI 포트를 부활했고 외부 기기 연결성, 범용성을 높였다. 제대로 된 키보드도 돌려놨다. '빌어먹을' OLED 터치 바와 버터플라이식 키보드는 이제 잊어도 된다. (중고 맥 구입 시에만 주의하자)

아이브의 재능을 무시할 순 없다. 그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잡스는 사라졌고 이제 아이브도 떠났다. 애플은 새로운 디자인 지형을 열어야 할 때다. 적어도 예전의 좋은 것을 받아들여 새로움을 완성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정신은 애플에게 나쁘지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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