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美 반독점법으론 빅테크 규제하기 쉽지 않다

앱스토어 결제를 둘러싼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 소송 판결이 최근 나왔는데, 애플에게 상당히 유리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많다.

에픽게임즈가 반복해서 주장했던 애플은 독점 사업자라는 부분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앱들이 애플 결제 시스템만 쓸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반경쟁적이기 때문에, 애플은 개발자들이 모바일앱에 외부 결제 링크를 붙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만 명령했다.

판결 이후 현행 미국 반독점법 체제는 경쟁 활성화보단 소비자 보호에 치우쳐 있어, 빅테크 기업들은 반독점으로 규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꽤 봤는데,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스콧 갤러웨이 교수가 쓴 '거대한 가속'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그는 경쟁 활성화가 산업 발전에는 유리하다며 빅테크 규제론을 지지하는 입장인데 현재 규제 체제로는 빅테크 기업들을 커버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 기업이 이 정도로 강력해지면 개인은 물론이고 다른 기업들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정부의 역할이다. 하지만 빅테크는 여론을 등에 업고 로비스트를 수백명씩 고용하며 규제 당국이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움직인다. 석탄 시대에 제정된 법률은 디지털화된 독점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 전통적인 독점 금지 원칙은 가격을 기준으로 소비자가 입는 피해에만 초점을 맞춘다. 가격이 낮으면 괜찮고 높으면 나쁘다는 식으로 말한다.

따라서 이런 규제 방식은 소비자에게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구글과 페이스북, 가격이 매우 낮긴 하지만 타사의 경쟁을 제한해서 가격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아마존, 그리고 애플 TV 플러스를 운영하는 애플같은 회사들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현재의 독점 금지 체계는 이 기업들이 수십억달러의 저비용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특유의 입지를 이용해 시장을 통합하고 경쟁자들을 앞지르는 상황에도 대처하지 못한다.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둘러싼 문제도 요즘 심각한데, 지금 시스템으로는 규제하기가 만만치 않다.

콘텐츠 규제 전통도 인쇄 매체와 방송 통신 시대에 개발된 것이다. 수정 헌법 제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보호는 미국 민주주의의 초석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비방, 폭력 주장, 기밀 침해, 정부 기밀 유지 등은 항상 제한되어 왔으며 상업적인 발언도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선을 긋은 방식은 책을 인쇄해서 한번에 한권씩 판매하고 언론 매체는 대중 전파를 파고 흐르던 시절에 만든 것이다. 지금은 누구나 수백만명의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  궤변에 능한 이들은 특정한 방식으로 편향되고 표적화된, 설득에 매우 취약한 집단을 상대로 수백만개의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흔히 말하듯, 표현의 자유는 파급력의 자유가 아니다. 매우 정교한 맞춤 타깃 알고리즘이 허위 광고 혹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를 공개적으로 비평할 수 있는 대중이 아닌 쉽게 영향받는 특정 유권자에게만 보여준다면 민주적인 절차가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 최근 등장한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진짜처럼 만든 가짜 동영상으로 누군가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한것처럼 보이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도구들은 사회를 더욱 극명하게 갈라 놓을 것이다.

규제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어설프게 하면 안하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경쟁은 올바른 행동을 요구하는 경제 체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기업에 선택권이 많이 주어지는데, 다만 그들도 올바르게 행동해야만 하다. 독점 금지법은 정부가 거대 IT기업의 위험한 힘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이법은 경쟁력을 장력하기 때문에 가장 포괄적인 법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거대 IT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남용하고 거짓 정보나 분열을 초래하는 글을 계속 홍보라는 것을 통제하려면 다른 규제 체제가 필요할 수 있다. 규제 계획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보기 보다 까다롭다.  엄격한 오염 방지법과 노동법을 시행하면 기업은 환경이나 노동에 대한 규제가 적은 해외로 생산 기지를 옮길 수 있다.

페이스북 게시물, 트윗, 구글 검색 결과 등 기술 콘텐츠에 관한 현재의 규제 체계는 대부분 통신 품위법230조(섹션 230)를 따른다. 이 법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게시한 콘텐층 대해 온라인 플랫폼이 법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도록 보호해준다.  이런 보호는 인터넷이 통신 매체로 성장하는데 필수다. 문제는 보호 범위가 위험한 콘텐츠까지 확장하자는 것이다. 근래 들어 통신품위법 230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긴 했지만 최선의 방법을 제시하는 비전이 등장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설프게 규제하면 빅테크 기업들만 유리해질 수도 있다. 사례들이 이미 많다.

법의 보호 대상을 축소하려는 의회의 최근 움직임은 부당한 규제 변화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2018년 의회는 성매매와 연관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통신품위법230조의 보호 기능을 제한하는 FOSTA-SESTA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논의되는 동안 IT업계에선 이 조치가 성매매를 다시 음지화해 근절하기 어렵게 만들고 합법적이며 가치 있는 상거래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억합하게 할 것이라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주요 IT업체들도 처음에는 이 법안에 반대했지만 초안이 자기들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수정되자 태도를 바꿨다. 페이스북은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했고 덕분에 법안은 결국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하지만 이 법은 거의 실패했다. 연방 정부는 새 법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성매매를 금지하는 현행법을 이용해 백페이지닷컴을 폐쇄했다. 이 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점은 이것이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다. 법이 제정된 후 수많은 소규모 데이트 사이트들이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워 문을 닫았다. 그리고 법이 통과된 이후 페이스북은 자체적인 데이트 플랫폼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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