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낫 파운드; 디렉토리 세대 vs. 검색엔진 세대

사례 1/3.

몇 년에 아이의 수행학습을 도와줄 때가 있었다.
전화로 필요한 파일을 찾아서 수정한 다음, 저장해서 메일이나 메신저로 보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아이가 파일을 찾아서 수정하는 것까진 손쉽게 했는데 저장 단계부터 헤매기 시작했다.

"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대화창이 뜰 거야 ... 그런 다음 ..."

"저장 버튼이 뭐에요?"

"... 저장하는 버튼 말야. 상단 메뉴에 디스켓 모양으로 된 아이콘"

"디스켓이 뭐에요? 아버지?"

"........."

그렇다.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는 (플로피)디스켓이라는 존재 자체를 모른다. 그러니 아무리 말로 설명해 봐야 알 턱이 있나. 태어나자마자 인터넷은 존재했고, 철이 들자 컴퓨터보다 먼저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세대다. 

요즘 10대에게 저장(혹은 다운로드)을 의미하는 아이콘은 좌측이지 우측 디스켓 아이콘은 아니다.

사례 2/3.

세대 간의 컴퓨팅 경험 차이를 비단 필자만 느낀 것은 아닌가 보다. 기사까지 난 걸 보니 미국 유명 대학 교수도 별 수 없는 모양이다. ㅋㅋㅋ

40대 이상 기성 세대들은 (성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파일을 잘 정리하고 분류해두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들이다. DOS나 윈도95/98 시절까지만 해도 디렉토리 혹은 폴더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파일을 종류나 날짜, 이름순별로 잘 정리해두곤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필요할 때 금방 찾지 못해 곤란해 진다.

그러나 요즘 MZ 이하 세대들은 파일 관리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필요한 파일을 특정 폴더나 다운로드 폴더에 몰아넣고 필요할 때마다 '검색'해서 원하는 파일을 찾는다. 개개인의 검색 능력은 확실히 기성 새대보다 뛰어나다. 검색만으로 크게 불편함 없이 빠르게 원하는 것을 찾는다.

여전히 윈도나 맥OS의 검색 기능보다는 즐겨 찾는 폴더로 마우스가 먼저 가는 습관을 가진 필자에겐 영 어색한 방법이다. 검색은 구글에서나 쓰던 게 아니었던가? ^^

사례 3/3

얼마 전, 새로 입사한 인턴 직원이 보고서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제목란이 비어있는 이메일이다. 메일 본문에는 "OOO에 대한 보고서입니다"라는 딴 한 줄의 문장과 함께 첨부 링크가 붙어있다. 링크를 클릭해 보니 30MB짜리 아래아한글 문서 파일이 연결된다. 

겨우 서너 장짜리 보고서인데 왜 이렇게 파일이 클까? 라고 생각하며 (아래아한글도 이젠 잘 안 쓰는데 ...) 한글 뷰어로 열어보니 딱히 필요 없는 꾸밈용 이미지가 두어 장 삽입돼 있다. 이미지를 삭제하니 17KB짜리 간단한 텍스트 문서로 저장된다.

불러서 보고서 쓰는 요령을 가르칠려다 관뒀다.
요즘 이메일 용량이야 무제한에다 클라우드 기반인 환경에서 개별 파일의 용량은 큰 의미가 없다. 수 GB 정도도 아니고 KB와 MB 단위 정도는 그냥 '적당히 작은' 용량으로 치부되는 세상이다.

이제 딱히 파일을 순서대로 정리할 필요도, 용량을 절약해서 보낼 필요도, 문서 파일이 아래아한글인지 MS 워드인지, 구글 닥스인지 상관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됐다. 세상은 바뀌고 있고 기성세대는 적응해야 한다. 그러는 게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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