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매킨토시 컴퓨터에는 맥 앱 스토어가 있다. 아이폰에 쓰이는 iOS 앱 스토어만큼 유명하지도 오래되지도 않았지만 나름 2010년 등장해 올해까지 만 10년 동안 유지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다.
그러나 나날이 발전하는(너무 발전해서 규제 당국으로부터 압력까지 받고 있는) iOS 앱 스토어와 달리 맥 앱 스토어에 대한 개발자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등장 당시 맥 SW 환경을 혁신할 대형 사건으로 기록됐지만 현재는 대중화된 앱 플랫폼이라기 보다 맥 전용 SW 개발사를 위한 플랫폼에 그치고 있다.
앱 분석 회사인 앱 피겨스(AppFigures)에 따르면, 맥 앱 스토어 등록되는 신규 소프트웨어 수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월에 400개 이상의 새로운 맥용 소프트웨어가 맥 앱 스토어를 통해 출시됐지만, 6월에는 6월에는 그 수가 처음으로 300개 미만으로 떨어졌고 8월에는 약 200개에 그쳤다. 예년과 비교할 때 맥 앱 스토어의 매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보이는 것.
지난 해인 2020년 매월 평균 300~400개의 신규 앱이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 4분기에는 200개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맥 앱 스토어 신규 등록 소프트웨어가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iOS와 달리 맥 앱 스토어가 아닌 웹사이트 다운로드다 개별 설치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 등록 소프트웨어 감소는 M1 맥 등장과 궤를 같이 한다. 기존 인텔 맥 호환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서드파티 개발사들이 M1 최적화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거나 전환을 꺼리거나 혹은 아예 자체 배포 수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맥 앱 스토어를 이용하면 소프트웨어 구입과 관리가 편리하긴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선택은 아니다. 유료 소프트웨어 개발자 입장에서도 맥 앱 스토어를 피하면 그만큼 애플에서 요구하는 수수료를 피할 수 있다. 때문에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맥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맥 앱 스토어가 아닌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결제와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다수 개발자들이 맥 앱 스토어를 평가판이나 베타 버전 테스트 용도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판매는 자체 수단을 이용하곤 한다. 일종의 '체리 피커'인 셈이다.
애플이 이러한 체리 피커를 방지하고 맥용 서드파티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맥 앱 스토어 활성화에 더 투자를 해야 하나, 팀 쿡 체제 이후 애플은 맥용 소프트웨어 시장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많지 않은 듯 하다. 돈은 iOS와 서비스 플랫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M1 대전환의 시대에 애플이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맥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포기한다면 M1 맥의 미래도 그리 밝지마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