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취미생활 '애플TV'…흔들리는 애플의 홈 엔터테인먼트 전략

한때 스티브 잡스의 취미생활로 깎아내리던 애플TV가 어느덧 출시 15주년을 맞았다. 스티브 잡스가 아직 펄펄 날뛰던 2007년 첫 선을 보인 애플TV는 스마트 셋톱박스를 대표하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자리 잡았지만, 현재 그 위상은 초라하다 못해 당장 단종돼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신세다.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 등 영미권 시장 외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제품 성능은 좋지만, 이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인프라도 확장성도 여전히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애플TV가 등장한 2007년과 달리 2021년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셋톱박스 기기들이 각국 환경에 맞게 활발하게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달러짜리 중국제 샤오미 저가형에서 300달러짜리 엔비디아 쉴드TV라는 프리미엄 기기까지 다양하게 시장에 분포돼 있다.

안드로이드 OS가 내장된 스마트TV 보급으로 굳이 스마트 셋톱박스 없이도 원하는 스트리밍 방송과 영상 파일을 손쉽게 재생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필요하다면, 별도의 하드웨어를 장만할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으로 보고 싶은 영상을 대형 TV로 감상할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트지 애널리틱스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애플TV는 현재 스트리밍 기기 시장에서 단 2%의 점유율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애플TV는 더이상 단독 기기로도 애플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애플이 최근 애플TV+를 앞세워 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 나섰지만, 현재 애플TV로 충분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애플TV의 실패는 애플의 모호한 콘텐츠 전략 탓이다. 애플은 훌륭한 하드웨어 제조사이자 탁월한 소프트웨어 아티스트지만, 콘텐츠 오거나이저는 결코 아니며 커뮤니티 매니저로는 낙제생이다.

애플이 콘텐츠를 외부의 전문가에게 맡기고 하드웨어와 통합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더라면 현재와 같이 애매하고 구시대적인 컨셉을 유지한 애플TV를 계속 만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히려 가격은 수십 달러 선으로 확 낮춘 스틱형 스트리밍 중계기기로 변신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정도다. 크롬캐스트를 만드는 딱 현재의 구글 정도의 포지션 말이다.

크롬캐스트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애플은 넷플릭스나 훌루를 인수했어야만 했다. (이제는 늦었지만) 애플이 미디어 전략에 능통하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경쟁사가 쫓아오지 못할 정도로 탁월한 하드웨어를 내놓는 것도 방법이다. 일명 M1 TV 이다. 다만 하드웨어와 애플TV OS만 만들자 나머지는 전문가에게 맡겨두자.

"네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명언이 애플에 들려주고 싶다. 잘 하는 걸 잘 하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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