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상용 드론 조종사가 실제 조종사보다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더 시달린다

드론을 살상 무기로 활용하게 되면서 전쟁이 가상의 게임처럼 되고 사람을 살상하는 것에 대해 군인들이 무감해질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게임에서 뭔가를 파괴하고 살상하는 것과 실제 전쟁의 구분 짓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모양이다. 드론 조종사들이 비행기 조종사들보다 폭격 후 외상 후 스트레스에 더 시달린다고 한다.

더글러스 러시코프가 쓴 대전환이온다에 따르면 이같은 상황은 군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다.

한 예로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리모컨으로 사람들을 감시하고 폭격하는 드론 조종사들이 진짜 조종사들보다 오히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한다. 군으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오히려 군은 리모컨을 통한 원거리 폭격으로 사이버 조종사들이 실상에 둔감해질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드론 조종사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병률은 희생자들과 사전 접촉이 전혀 없는 임무의 경우에도 지나치게 높았다. 드론 조종사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더 많이 경험하는 원인 중 하나로 일반 조종사들과는 달리 자신의 표적을 폭격하기 전에 수 주간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꼽혔다.

드론 조종사들의 정신적 손상에 대한 좀더 그럴듯한 이유는 그들이 한번에 한군데 이상의 위치에 존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그들은 네바다주에 이는 군 시설에서 지구 반대편에 배치된  실상용 무기를 조종한다. 명령에 따라 수십명을 죽인 드론 조종사들은 비행기를 착륙시키고 비행기에서 내려 늘 식사를 하던 구내 식당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그날 있었던 일에 관해 얘기할 일이 없다. 그들은 그냥 로그아웃하고 자기 차를 타고 교외에 있는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는다. 마치 같은날 다른 장소에 있는 두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중에 몸이 두 개거나 두 장소에서 동시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복사해서 여러 기계에서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과는 달리 인간은 한 번에 한곳에서 밖에 활동하지 못한다.

우리가 아무리 이 시대의 기계처럼 되고 싶어도 디지털 기기들 만큼 기계 스러울 수는 없다. 이는 잘된 일이다. 어쩌면 이것이 기계들을 흉내 내려다가는 더 중요한 것은 즉 우리의 인간성을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드론 살상과 후유증을 멀티 태스킹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기계처럼 되기 위해 흉내 내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기계처럼 되기는 현실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가 컴퓨터처럼 멀티 태스킹을 하는 이유는 한번에 한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멀티태스킹을 할수 없다는 사실이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한번에 한가지 이상의 일을 하려고 하면 어쩔수 없이 일의 결과물은 줄어들고 그 내용은 부정확해지며 일에 대한 깊이와 이해의 폭이 얕아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더많은 것을 해냈다고 믿더라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인간은 컴퓨터와 달리 병렬식 프로세서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두개의 상호 보완적인 반구를 가지고 하나로 움직이는 단일한 뇌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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