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경쟁 뿌리친 인텔의 선택… 과연 진정성 있나?

; 화려한 기술 마케팅 뒤에 숨겨진 인텔의 그늘

 

인텔이 지난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인텔 엑셀러레이티드(Intel Accelerated) 행사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을 공개했다. 팻 겔싱어 CEO 취임 이후 본격적인 향후 계획을 밝히는 행사다.

행사에서 인텔은 새로운 반도체 공정과 차세대 반도체 설계 기술, 그리고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소개했다. 세계 최고의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답게 의례 그렇듯 복잡하고 현란한 기술적 특장점 소개가 이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나노' 공정을 대신할 새로운 공정 명칭이다. 인텔은 앞으로 몇 나노 공정이라고 부르는 대신 인텔 7, 인텔 4, 인텔 3 등과 같은 새로운 공정 명칭을 쓰기로 했다.

10nm → Intel 7

7nm → Intel 4

5nm → Intel 3

?nm → Intel 20A

?nm → Intel 18A

예를 들어 현재 인텔이 제공하는 10나노 인핸스드 슈퍼핀 공정을 인텔 7 공정이라고 부른다. 7나노급은 인텔 4, 5나노급은 인텔 3다. 2024년 이후 선보일 차세대 공정인 인텔 20A와 인텔 18A는 나노 구분과 거리를 둔다.

인텔이 새로운 공정 명칭을 채택한 이유는 다분히 마케팅적이다.
인텔은 기존 나노 기반 공정 명칭이 실제 제조 현장의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5나노 공정의 선폭이 반드시 5나노가 되진 않는다는 얘기다. 게다가 성능도 선폭만으로 좌지우지되진 않는다.

그러나 업계는 인텔의 새로운 명칭이 TSMC나 삼성전자 등 경쟁 기업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나노 공정 경쟁에서 인텔은 경쟁사 대비 2세대 이상 뒤처져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나노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던 시기, 인텔은 나노 공정의 특장점을 강조했다. 이제 나노 경쟁에서 뒤처지자 다른 이름을 쓰겠다고 선언한다. 다분히 마케팅적인 선택이다. 인텔의 이러한 기술 마케팅 전략은 과거에도 자주 썼던 전략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 마케팅이 마케팅으로 끝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는 통했지만,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통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 로드맵과 함께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팻 겔싱어 CEO가 밀고 있는 사업이다. 이 역시 장밋빛 그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술과 생산성, 경쟁력은 둘째치고 반도체 업계의 '절대 갑'이 과연 '을'의 역할을 잘 수행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 로드맵에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수사와 마케팅 기업 뒤에 가려진 인텔의 민낯이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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