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갱노노를 통해 본 특허파워와 A급 특허의 조건

삼성전자 출신으로 일본 생활 건강 업체 오므론에 특허를 판매하고 미국 특허 괴물과 특허 활용 계약도 맺은 바 있는 황진상 씨가 쓴 책 '특판남이 알려주는 돈 되는 특허 A to Z'가 골든래빗 출판사에 의해 최근 출간됐다.

특허를 직접 팔아본 저자 경험을 바탕으로 팔릴 수 있는 특허를 만드는 것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특허에도 등급이 있다. 책에선 크게 A, B, C, D 4등급으로 나눠지는데,  확실히 돈되는 특허는 A급, 가능성이 높은 특허는 B급, 가능성이 있으면 C급, 이건 안되겠어 싶으면 D급이다.

저자는 특허에 대한 평가를 주기적으로 해야 기회가 왔을 때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며 정기적인 특허 평가 업데이트를 강조한다.

다들 궁금할 텐데, A급 특허는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

나한테는 필요 없으나 권리 범위가 강력해 침해 여부를 증명할 수 있고 상대방의 무효 공격을 견뎌낼 수 있는 특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 중요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물, 장래에 매우 중요해질 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 특허, 표준 특허 또는 디팩토 스탠더드 특허들이 A급에 해당한다. A급에 해당되는 특허들은 중개 기관이나 업체에 비교적 쉽게 특허 거래를 위임할 수 있다. 확실한 특허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중개 기관이나 업체에서 먼저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

B급 특허까지는 잠재력이 크다.

B급 특허는 타사가 적용 중이거나 적용 가능성이 높고 침해 판단이 용이한 특허다. 특허 회피가 난해하며 신기능에 해당되는 기술로서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면 된다. 그렇다면 A급 기준과 다른 게 뭔가? 좋은 질문이다. A급에 해당하나 선행 기술 존재로 유효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특허가 해당된다.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기준은 해당 기술 분야 메가 트렌드를 읽을 줄 아는 전문가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해야 한다. 선행 기술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고 진보성 문제가 있을 수 있거나 선행 기술 존재 여부를 제3자가 찾아내기 어렵다면 굳이 외부에 공개할 필요는 없다. 단지 협상에서 다소 유연하게 여유를 가지고 임하면 된다. B급에 해당되는 특허들도 특허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중개 기관이나 브로커들이 중개를 위임받을 확률이 높다.

C급 특허부터는 상업적인 가치가 그리 크다고 할 수는 없다.

C급은 타사가 적용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침해 판단도 쉽지 않은 특허다. 특허 거래에서 주재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고명 정도라서 거래가 단독으로 성사되더라도 높은 가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유효한 주요 특허의 포트폴리오로 편입시켜서 활용하는 전략이 낫다. D급은 명목상으로도 특허권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요량으로 보유할 생각이 아니면 포기하거나 청구 범위를 대폭 축소하여 유지비를 줄이기 바란다.

특허

저자는 2007년 지우솔루션을 설립하고 동작 센서가 내장된 전동칫솔을 개발해 2012년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받았다.  이를 2013년 일본 회사에 판매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자본이 풍부하지 못한 개인 발명가, 스타트업, 중소기업들도 특허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해두면 특허 등록 전이라도 투자 유치와 정부 개발 지원 사업에서 가점을 받아 선정 가능성이 높아진다.  설령 사업 여력이 없다라도 제3자에게 출원중인 특허를 판매할 수도 있으니 특허 출원으로 손해볼 일은 없다.

이를 위해 저자는 호갱노노 사례를 들었다.

아파트 실거래가와 호가를 비교하는 부동산 정보 앱 호갱노노는 2018년 경쟁사인 직방에 매각됐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제공은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네이버 부동산이 오랜 강자였다. 직방과 다방이 스마트폰 앱으로 출시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호갱노노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에 진입하여 부동산 앱 관련한 UI/UX 특허를 집중적으로 출원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한 경쟁사의 회피 설계에 대비해 지속해서 시장을 모니터링했다. 분할 출원을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특허 전략으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신기능을 타 부동산 중개 업체가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대부분 국내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UI/UX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자세한 매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특허 사랑으로 일궈낸 UI/UX 특허 포트폴리오가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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