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우버와 트래비스 캘러닉도 백기 들게한 중국의 사기 테크놀로지

트래비스 캘러닉이 이끌던 당시 우버는 불도저 같은 회사였다. 승리와 성장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기업의 문화였다. 그 무엇보다 이기는 것이 우선이었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해서는 안되는 전술도 적잖이 구사했다. 트래비스 캘러닉 당시 우버는 실리콘밸리 테크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특히나 거침없고 무자비한 회사였다.

이랬던 우버도 어떻게 해보지 못한 게 있으니 그중 하나가 바로 중국 사업이다. 우버는 중국에 진출하면서도 특유의 공격 모드를 유지했다. 현지 업체인 디디추싱을 이기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를 위해 우버는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그런데도 우버는 중국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고 철수를 하게 된다.

뉴욕타임스 테크 전문 기자 마이클 아이작이 쓴 슈퍼펌프드를 보면 당시 트래비스 캘러닉은 중국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투자자들의 압박 속에 결국 철수 결정을 내리게 된다.

경쟁 상대인 디디추싱이 우버 못지 않고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회사이기도 했지만 중국에서 만연한 사기도 우버가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원인이 됐다.

중국 시장에서 사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중국의 사기 기술은 나날이 발전했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사기방지팀은 일종의 군비 경쟁을 벌여야 했다. 미국의 경우에 사기는 간단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범죄자들은 모두 훔친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에는 운전자와 승객이 공모해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척  꾸미고는 우버의 인센티브를 나눠가졌다.

중국 사기꾼들은 주로 온라인 게시판에서 공모자를 찾았다. 온라인 게시판은 불법으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손쉬운 도구였다.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특유의 암호가 사용됐다. 가령 가짜 승객을 찾는 가짜 운전자가 주사를 요청한다. 주사란 우버 앱에서 사용자 위치를 표시하는 붉은 색 디지털 핀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가짜 승객인 간호사가 요청 글을 올린 사람에게 주사를 놓아준다. 이는 가짜 계정으로 가짜 운전자의 우버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버로부터 인센티브가 나오면 두 사람은 이를 나눠 갖는다. 수많은 도시에서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인센티브로 엄청난 돈이 빠져나간다.

캘러닉은 끝장을 보겠다며 인센티브를 계속 쏟아부었다.

그렇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중단할 수는 없었다. 디디를 따라 잡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디디는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엄청난 돈을 퍼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캘러닉은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신규 가입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했다. 우버에 가입하려면 이름,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신용카드 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쉽게 위조가 가능했다. 사기꾼들은 가짜 이름과 가짜 이메일을 입력하고 버너나 텍스트나우와 같은 앱으로 수천개의 가짜 휴대전화 번호를 생성한 다음 훔친 신용카드 번호와  조합했다. 그렇다고 해서 신원 확인을 위해 더 많은 항목을 입력하게 하면 가입 절차를 그만큼 번거로워질 것이었다. 그리고 우버의 데이터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 가입 절차가 번거로워지면 그만큼 성장 속도는 느려진다. 그건 캘러닉이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우버는 당시에도 이미 역량 있는 사기 방지팀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만큼은 우버 사기 방지팀도 애를 먹었다. 당시 우버 사기 방지팀을 이끌던 CTO는 지금은 쿠팡 CTO로 있는 투안 팸(Thuan Pham)이다.

사기 기술은 나날이 진화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가짜 승액을 찾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사기꾼들은 직접 승객을 만들었다.  즉 헐값에 휴대번화 번호들을 사들여서 수많은 운전자와 승객 계정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고는 승객 전화로 서비스를 요청하고 다시 운전자 전화로 요청을 승낙했다. 그들은 수십대의 스마트폰을 자동차 앞뒤 좌석에 늘어놓고는 청두 거리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가짜 서비스를 제공할때마다 인센티브를 챙겼다.

하지만 우버의 사기 방지팀은 이런 사기를 알아차렸다. 샌프란시스코 우버 본사의 관제실 모니터들에는 중국 도시들의 복잡한 지도가 떠 있었고 그 안에서 깜빡이며 움직이는 작은 신호들은 사기꾼 차량을 나타냈다. 사기꾼 차량 주변에는 가짜 승객을 나타내는 수많은 신호가 모여 있었다. 사기꾼 차량과 가짜 승객은 마치 우버의 인센티브를 먹고 날로 뚱뚱해지는 수십 마리의 디지털 지네처럼 컴퓨터 화면을 헤집고 다녔다.

심지어 어떤 사기꾼들은 수백개의 슬롯이 가득한 거댛나 회로기판을 제작하기까지 했다. 이 회로 기판에서 각각의 심카드는 새로운 계정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전화 번호로서 기능한다. 그들은 이런 장비를 통해 더 많은 가짜 승객을 만들고 더 많은 인센티브를 챙긴다.  그리고 심카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다시 새로운 심카드로 교체해서 똑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사기꾼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하루에 수십번씩  이런 활동을 반복할 경우 우버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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