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적, 공매도를 위한 변명(?)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지수, 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공매도 자체가 금지됐다가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만 부분적으로 허용된다.

공매도를 둘러싸고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며 금지를 요구해왔지만 일단 정부는 부분 재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공매도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로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쉴러가 쓴 책 '비이성적 과열'을 보면 공매도가 없으면 비이성적 과열이 고조될 수 있는 시각이 많다. 공매도를 제한하는 주식 시장은 가격이 크게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현명한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이 잘못된 투자 대상을 찾고 있는 상황인데도 현실적으로 명백히 잘못된 가격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할 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즉 그 자산을 마이너스로 보유하는 공매도에 종종 장애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러 학술 분야에서 도발적인 논문들을 쓴 뉴올리언스 대학의 괴짜 교수 에드워드 밀러는 1977년 저널 오브 파이낸스에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를 처음으로 지적하여 효율적 시장 이론을 놀라게 했다.

밀러의 주장은 사실 간단했다. 주식이든 튤립이든 그것이 뭐든 간에 그것에 가능한 많이 투자하기 위해 애쓰는 소수의 열광적인 집단이 그것을 사려고 한다고 가정해보자. 효율적 시장 이론은 열광적인 투자자들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는데 만일에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불합리한 주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지 현명한 투자자들이 어떻게든 궁극적으로 시장 가격을 결정한다고만 말한다. 하지만 열광적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자산을 구매하여 결국 독차지 해버린다면 그 자산은 분명히 과도하게 고평가되어 있을 것이다. 이 때 현명한 투자자는 나중에 발생할 가격 하락으로부터 이윤을 얻기 위해 고평가된 자산을 공매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문제의 자산을 전혀 빌릴 수 없다면 유일한 방법은 매입하는 것 뿐이다. 결국 그들은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가 없게 된다. 공매도의 제한이 있는 시장은 가격이 크게 잘못될 수 있고 현명한 투자자들은 그것을 알지만 자신들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공매도를 금지했던 경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공매도의 제한은 매우 현실적이다. 몇몇 국가들은 공매도를 전혀 허용하지 않는다. 공매도가 허용된 나라들에서도 그것을 지지하는 제도가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나라들에서 조차도 공매도자에 대해 광범위한 반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매도자는 모든 종류의 악으로 비난을 받는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주식의 차입과 대출을 위한 론 크라우드라고 하는 질서 잡힌 시장을 거래소와 같은 층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29년 폭락 과정에서 공매도자들이 널리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이 시장은 폐쇄되고 말았다.

하지만 공매도가 힘들어지는데 따른 부작용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공매도의 어려움은 실제로 증권의 가격이 잘못 설정되는데 역할을 했다. 적절한 사례로 주식 시장이 고점에 가깝던 2000년 3월 쓰리콤의 팜 매각 과정에서 판매한 주식에 가격이 잘못 매겨진 것이다. 당시 기업 공개에서 쓰리콤은 개인 정보 도우미를 만드는 자회사인 팜의 지분 5퍼센트를 일반 대중에게 매각했고 동시에 팜의 나머지 지분을 나중에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최초로 매각된 팜의 지분 5퍼센트의 시장 가격이 너무 높아서 나머지 95퍼센트도 그 가격으로 산정하면 팜의 지분 가치가 모회사 쓰리콤의 시장 가치보다 더 컸다.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가격이었다. 그러나 팜 주식을 빌리는 이자 비용이 2000년 7월 1일에 35퍼센트가 될 정도로 비정상적인 수준까지 높게 상승했고 그로 인해 현명한 투자자들이 팜을 공매도하고 쓰리콤을 매입하여 이 잘못된 가격 정보를 활용해 이윤을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팜의 사례는 극단적이지만 공매도에 대한 제한이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명시적인 이자 비용 외에도 공매도에는 많은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행정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장애 등이 그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공매도가 어려운 주식들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조사 결과도 인용됐다.

1981년 스티븐 피글루스키가 보고했듯이 공매도가 어려운 주식들은 이후의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이 있었다. 더 일반적으로 다양한 지표들로 볼 때 지금 현재 고평가된 주식은 저평가된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았다. 1977년 산조이 바수는 높은 주가수익 비율을 지닌 기업들이 나중에 수익률이 낮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1992년 유진 파마와 케네스 프렌치는 높은 주가순자산비율을 가진 기업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발견했다. 1985년 베르너 드 봉과 리처드 탈러는 5년 동안 주가가 높이 상승한 기업들의 주가는 다음 5년동안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반대로 지난 5년 동안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들의 주가는 다음 5년 동안 상승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고했다.

제이 리터는 주식 시장에서 기업 공개는 산업 특수적인 투자 유행의 고점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그 이후 3년 동안 시장 전체에 비해 주가가 점진적이지만 크게 하락함을 발견했다. 결국 주가는 평균-혹은 장기적인 과거의 가치-으로 회귀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주가가 많이 오른 주식은 하락하고, 주가가 많이 떨어진 주식은 다시 상승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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