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를 혁신하지 않은 건 구글 견제용이었다

2008년 구글이 크롬을 내놓기 전까지 브라우저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세상이었다. 90년대 윈도에 익스플로러를 통합해 브라우저 시장을 개척한 넷스케이프를 침몰시킨 후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 상대 없이 브라우저 시장을 지배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천하는 계속될 것처럼 보였다. 크롬이 나왔을 당시만 해도 익스플로러의 지위가 크게 흔들릴 거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크롬은 몇년만에 익스플로러를 밀어내고 브라우저 시장에서 넘버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크롬이 연출한 역전 드라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실에 안주해 브라우저 혁신을 게을리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알렉스 칸트로위츠가 쓴 책 올웨이즈데이원을 보니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 혁신에 소극적이었건 구글 견제용 성격도 강했다.

브라우저 잘 만들면 지메일과 웹 기반 생산성 소프트웨어로 자사 핵심 사업인 오피스를 아웃룩을 위협하는 구글만 좋을 일 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브라우저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메일을 시작으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생산성 프로그램 모두를 브라우저 상에서 자체 버전으로 출시했다. 구글은 지메일과 더불어 이런 툴을 가지고 오피스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이크로소프트를 곤경에 빠뜨렸다.

구글의 공격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흥미로운 선택지를 남겨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을 주도하는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구글의 웹기반 툴을 더욱 빠르게 만들어줄 것이며 이는 다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존재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었다. 아니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개선 속도를 고의적으로 늦춤으로써 구글의 발목을 잡아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쪽은 후자였다.

2007년 구글로 자리를 옮긴 전 마이크로소프트 총괄 매니저 치 추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선두를 지킬 수 있도록 개선하려 했지만 지메일 같은 웹 기반 앱이 아웃룩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원치 않았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 예산을 크게 줄였습니다. 다시 말해 유지 모드로 돌입한 거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개선 속도를 늦추면서 그 브라우저는 점차 느리고 비대해졌다. 구글 경영진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들의 검색 비즈니스를 공격하고 생산성 툴을 방해하고 있다고 봤다. 마이크소프트는 브라우저를 제대로 기능하지 않게 함으로써 구글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도전에 더욱 취약해지고 말았다.

결국 구글은 살기 위해서는 브라우저를 직접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글은 처음에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최대 경쟁자인 모질라의 파이어폭스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결국은 이상적인 브라우저를 자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서 구글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구글은 인터넷 속도를 높이겠다는 뚜렷한 목표와 더불어 완전히 새로운 브라우저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브라우저가 인기를 얻는다면 구글 웹 기반 앱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었다. 또한 구글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 것이었다. 사용자는 구글 툴바를 다운로드하거나 구글닷컴에 접속하는 대신 그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검색어를 바로 집어넣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구글은 경쟁자의 속박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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