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토요타 "애플카? 전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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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니콜라스 피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카가 두렵지 않다'고 호언장담한 보도가 알려지면서 갖가지 말들이 오가고 있다.

니콜라스 피터 CFO는 애플카에 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밤에 편안히 잠들 정도로 전혀 걱정스럽지 않다

다가오는 전기차 시장을 대비하는 BMW의 기술과 자본, 노하우를 앞세운 자신감을 표현하는 언사로는 다소 부적절하게 비치는 것도 사실이다.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도 거들었다. 일본 자동차 제조협회 회장 자격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술적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자동차를 만들게 되면 40년 동안 소비자와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져나가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

점잖에 말했지만, '니들이 40년동안은 택도 없다'는 얘기다. 애플을 염두한 저격성 발언이라 할 수 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이런 류의 '자신감'을 드러낸 후 혹독한 대가를 치른 사례가 심심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가 관록의 애플이라면 더욱 그렇다.

2007년 RIM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의 공동창업자 마이크 라자리디스 CEO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선보였을 때,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아이폰은 잘 만든 아이팟일 뿐이다. 유리판 위에 타이핑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

그러나 라자리디스 CEO는 RIM 개발팀이 아이폰을 분해하여 분석한 자료를 본 순간 '애플이 맥을 전화기에 구겨 넣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폰의 잠재력은 인지했지만, 이에 맞설 충분한 시간과 여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그는 틀렸다. RIM은 채 2년도 되지 않아 애플에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내줬다.

1981년 APPLE

이번에는 애플이다.
1981년 애플II 컴퓨터로 당시 PC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애플은 IBM의 PC 시장 진출 소식을 듣자, 그해 8월 "IBM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잡지 광고를 게재하는 여유를 부렸다.

"Welcome IBM, Seriously" 

물론, 애플은 보기좋게 IBM에게 KO패를 당했다.
2년이 흘러 1983년이 되자 시장의 흐름은 IBM 쪽으로 기울었다. 스티브 잡스는 불후의 명작(?) '리사'를 내놓았지만, 이내 실패했고, 1984년 '매킨토시'가 출시되기 직전 애플에서 쫒겨났다. (물론 1999년 잡스는 다시 애플로 돌아와 망해가던 애플을 살린다)

2021년 BMW
럭셔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 BMW i8

다시 2021년으로 돌아와 보자.

피터 CFO의 발언은 오만이라기 보다 경쟁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인터뷰에서 그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편이 나았다. 애플은 BMW가 생각하는 것보다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내연기관 시대에서 BMW를 이길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 게임의 규칙도 바뀐다. 제아무리 뛰어난 피처폰일지라도 스마트폰 시대에 피처폰은 그저 피처폰일 뿐이다. 8비트 애플II 컴퓨터가 진화를 거듭해 애플IIc까지 발전했지만, 16비트 PC를 당해낼 수는 없다.

전기·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대략 2025년 이후로 예상한다) 내연기관차는 경쟁력을 잃는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면에서 BMW와 애플의 능력은 그 격차가 크다. 도저히 BMW로는 넘볼 수조차 없는 '넘사벽'의 차이를 지닌다.

유감스럽게도 BMW의 전기차, 커넥티드 카 전략은 경쟁사인 폭스바겐은 커녕 현대차에 견주어도 더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어중간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외에 딱히 이거다 싶은 차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BMW가 가진 시간은 결코 많지 않다. 부디 아이폰의 등장을 뻔히 보고도 대항하지 못한 RIM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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