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테일러리즘의 부활과 노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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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타다를 이용할 때 종종 기사 분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어느 기사분에게는 직업으로서 타다 기사는 어떤 경험을 주는지 물었는데, 듣고 나니 타다 서비스는 매우 중앙집중적으로 운영된다는 듯 보였다. 사실상 기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배차부터 노선까지 모든 것은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타다 알고리즘이 내리는 결정을 따라야 했다.

똑같이 노동을 팔아 먹고 사는 입장에서 타다 기사처럼 일하면 재미는 많이 없을 것 처럼 보였다. 돌아보니 타다 기사 뿐일까 싶다. 배달 등 중앙의 결정대로만 움직여야 하는 일자리가 점점 늘고 있다. 중앙이 통제하는 환경에서 개인의 재량이라는 것은 없다.

이쯤 되면 100년 전 세상을 흔들었던 테일러리즘의 부활이다. 테일러리즘은 생산 관리를 최적화해 낭비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업 현장에서 개인들의 행동을 철저하기 관리하고 통제해야 한다. 타다 같은 서비스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얼마전 읽은 책 '알고리즘 리더'에서도  AI와 알고리즘의 발전으로 작업 현장에서 테일러리즘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내용이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직원 관리에도 알고리즘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알고리즘이 많은 수의 직원을 관리한다고 해서 꼭 직원을 잘 관리한다는 법은 없다. 효율성과 확장성, 진보라는 말을 앞세우며 알고리즘 팀과의 상호 작용을 더 많이 관리하도록 장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테일러리즘은 사무실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물론 알고리즘을 이용해 정규직 직원들을 법정 근무 시간 이하로 일하도록 근무자 명단을 작성하고 출근 시간에 5분 이상 지각하는 직원들에게 자동으로 이메일이 가도록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인센티브로 직원들의 동기를 자극하여 개인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업무에 전념하게 하고 각종 센서를 이용해 공장 노동자들을 관찰하며 평소보다 작업 시간이 늘어날 때 그 사실을 알릴 수 있다. 이뿐인가. 사무실 조명 색온도를 그때그때 조절하며 직원들의 생체 시계가 늦은 오후에도 여전히 이름 아침처럼 느끼게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기술은 이미 상용화가 가능하며 여러 기업이 곧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결국 역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과도한 통제는 반발을 부를 것이라는 게 이유다.

이는 우리가 이미 겪어봤던 일이다. 대략 100년 세상에 과학적 관리라는 생산성 혁명이 일어났다. 과학적 관리법은 테일러리즘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의 기계 공학자이자 경영학자였던 프레더릭 윈즐로 테일러는 노동자들의 과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궁리한 끝에 1911년 과학적 관리법에 연구 결과를 모두 담아 책으로 펴냈다.

테일러리즘의 많은 원칙은 오늘날 디지털 또는 AI 기반의 방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증적 데이터 수집, 프로세스 분석, 효율성, 불필요한 낭비 제거, 모범 사례와 표준화, 인습에 대한 경멸, 대량생산과 규모의 경제, 직원들 간 지식 이전, 도구 및 프로세스, 문서로의 지식 이전 등 알고리즘 시대에 유행하는 개념들을 떠올려보자. 마치 21세기에 디지털 변혁이 실현될 것처럼 보이지만 100년 테일러가 이미 구상했던 개념들로 노동자 소외와 쟁의행위, 생산성 하락 같은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알고리즘으로 인해 100년 모습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대표적 예로 아마존은 물류 창고 직원의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업무 추적용 손목 밴드 관련 특허를 두건이나 등록했다. 손목밴드로 초음파 진동을 내보내서 직원이 주문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또한 IBM은 카페인 음료를 배달하는 드론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직원들에게 배포된 센서를 통해 동공팽창과 표정이 관찰되고 수면의 질과 회의 일정에 관해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카페인이 필요한 직원에게 드론이 음료를 배달한다.

100년전 세상이 테일러리즘을 맹신했듯 알고리즘을 이용한 관리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업무 현장에 불안을 야기하고 사회적 불안을 확산시킬지도 모른다.  만약 파업이 늘어나면 규제 기관이 개입해야할 것이다. 앞으로 기업의 경영자들 또한 그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AI가 전적으로 맡은 일을 감독하여 인간을 대리하는 일을 줄여야할지, 분산화되고 자율권을 가진 팀을 더 늘려야할지를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야기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순전히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어떤 접근법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 업종 및 직원들의 역량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접근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한다.

저자는 사람을 상대로한 과도한 알고리즘 관리는 100년전 테일러리즘이 그랬듯,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에 마이너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면 어떨까? 로봇을 상대로도 그럴까? 로봇을 사람처럼 반발하고 조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 20세기 다시 부활하고 있는 듯 보이는 테일러리즘은 사람이 하는 노동 없는 미래를  상징하는 키워드일지도 모르겠다. 기사 없는 자율주행차 기반 택시 서비스에 개인의 판단과 재량권이 들어설 공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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