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에서 ESG로, 이윤 넘어 가치를 강조하는 기업들을 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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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이 요즘 화두다.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앞글자를 딴 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기준으로 떠올랐다. 카카오도 최근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 지배구조 헌장도 제정했다.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1에서도 ESG는 중량급 화두가 됐다. 착한 기업만이 생존한다는 아름다운(?) 메시지들도 눈에 띈다.

이윤 추구가 최고의 미덕으로 통하던 기업들의 세계에서 사회적 책임 및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지표들이 갖는 위상이 올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ESG 경영과 관련해 기업들은 사회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반영한 행보임을 강조한다.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역량을 집중해서는 안 되고 소비자와 직원, 납품업체 등 사회 구성원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란 말이 유행했는데, 이제는 ESG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듯 보인다. 거물급 회사 CEO들이 ESG를 거론하면서 ESG는 언제부터인가 시대를 상징하는 경영 키워드가 됐다.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공동 창업자 겸 CEO도 ES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을 것 같다. 내 말이 맞지?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 '트레일블레이저'에서 마크 베니오프 CES는 ESG를 넘어 활동가 CEO라는 화두를 던진다. 자서전 격인 이 책에서 베니오프 CEO는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기업과 경영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더 많은 CEO들이 적어도 생존의 문제로서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현실을 직시해보자. 정부와 다른 강력한 기관들이 점점 더 정치적 당파성, 벼랑 끝 전술 그리고 끊임없는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기업의 참여는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심화된 신뢰의 위기는 물론 점점 커지는 교육 계층의 분열과 소득 불평등, 그리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거대한 환경 문제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방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될 수 있는 대로 민감한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기업 경영자들은 조용히 있는 것을 선호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베니 해제 CEO의 생각은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다. 책을 보면 그는 세일즈포스 가치와 충돌하는 차별적인 정책을 펴는 주 정부를 상대로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맞서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이민 정책과 인종 차별을 비판하고, 이를 위한 연대에 자금도 지원한다. 이렇게 해야 기업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베니오프의 활동가 CEO론은 기업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주체라는 인식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변화를 위한 가장 위대한 플랫폼이 될 잠재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 한가지 사실을 생각해보자. 세계 100대 수익 창출 조직의 70%가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다. 월마트, 애플, 삼성, 엑손과 같은 기업들이다.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이런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사회적 이슈에 용기를 내고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책임 뿐만 아니라 경제력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허용된다.

2017년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슬림 7개국 시민과 난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기로 한 후 이런 암묵적 활동이 펼쳐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세일즈포스,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포함한 175개 이상의 기업들이 미국 연방대법원에 미국 기업과 직원, 경제 전체에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고 "미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고용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많은 비용이 들게"해 "글로벌 시장의 경쟁을 방해"하게 만들 그 입국 금지령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 기후 변화 협약에서 탈퇴하고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제도인 다카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자 역시 제너널 일렉트릭부터 애플의 CEO에 이르기까지 여러 재계 지도자들이 이런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CEO들이 민감한 이슈들에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마이너스 효과도 있다. 여전히 사회 정치적 이슈에는 침묵하고 경영에만 집중하는 것이 기업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베니오프는 장기적으로는 CEO들이 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가치를 위해 활동가로 나설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CEO들은 때때로 결정을 내릴 때 고객 중 일부가 떠날지도 모를 경제적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많지는 않더라도 떠나간 만큼의 고객이 남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일과 똑같은 일에 가치를 두는 기업들과 거래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활동가 CEO를 추구하는 마크 베니오프나 ESG를 강조하는 기업들은 이윤과 주주를 넘어 고객과 직원, 협력업체, 나아가 사회와의 공존을 위한 역할과 행동을 고민해야 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외치지만 ESG를 자신의 소비에 연동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회의적인 이들도 적지 않다. ESG와 관련한 각종 구호들을 마케팅 전술로 보는 이들도 꽤 있다. 맑은 그럴 듯 한데, 행동을 보면 ESG와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이는 회사들이 잘나가는 회사들이 많은 것도 아직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기업들이 외치는 ESG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솔직히 한국은 특히 더 그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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