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실리콘 출시 이후 애플이 잃어버린 기회

"실리콘 맥이 비싸다고?"

 

지디넷에 로스 루빈(Ross Rubin)의 다소 도발적인 기고문이 실렸다. 애플이 ARM 기반 자체 설계 프로세서 개발이라는 거대하고 야심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그 첫 결과물인 'M1 프로세서'가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하부에 가려진 단점도 존재한다는 얘기다.

글이 현학적이고 초점이 불분명해 난해하지만,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두 가지 요소가 불만스럽다는 얘기다.

불만 하나.

애플 실리콘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퀄컴이 추구한 이동성과 ARM 호환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는 리누스 토발즈도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M1 맥북에 리눅스를 깔아 쓰지 못하며 ARM 기반 각종 앱 실행이 어렵다는 불만이다.

반론 :
자유 소프트웨어 옹호론자라면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불만이겠지만, 애플이 이를 귀담아 들을 것 같지는 않다. 애플은 ARM 기술 라이선스 보유자이기도 하고 ARM 설립에 공헌을 한 기업이다. 아이폰 A시리즈 칩셋을 제조하면서 ARM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가장 널리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즉, 애플이 ARM에 대한 빚을 진 적이 없다. 그리고 리눅스는 현실적으로나 잠재적으로나 맥OS의 경쟁 운영체제다. 게다가 애플은 좋은 하드웨어와 쓸만한 소프트웨어를 제조해 비싼 값으로 팔아먹는 기업이다. 자유 소프트웨어와도 전혀 관계가 없는 기업이다. 애플이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이를 지원할 이유가 전혀 없다.

MS와 퀄컴의 조합을 통한 이동성 역시 마찬가지다. 맥북에어에 LTE/5G 유심카드를 장착한다고 해서 모바일 컴퓨팅이 확보될까? 애플은 이미 LTE 유심카드를 지원하는 아이패드 제품군이 있다. 그리고 아이폰과 연동하면 원터치로 핫스팟(Hot Spot) 이용이 가능하다. 5G 칩 문제로 퀄컴과 소송까지 간 애플이 퀄컴의 이동성 컨셉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

불만 둘.

또 하나, 애플이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면서 가격을 1000달러 이하로 낮추고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노트북 제품 출시를 바랬던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M1 프로세서를 탑재한 맥북에어, 맥북프로, 맥미니는 기존 제품과 가격이 같거나 살짝(몇십달러) 비싸다.

반론 :
애플이 비싼 인텔 프로세서 대신 ARM 기반 프로세서를 직접 만들어 썼으니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매킨토시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충분히 있을 법한 지적이다. 그런데 과연 애플 M1 프로세서가 인텔보다 저렴할까?

성능을 놓고 본다면, 애플 M1 프로세서는 다른 어떤 인텔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 게다가 연산코어와 그래픽코어, 신경망코어, 그리고 디램까지 집적해 최적화한 프로세서다. 제조가 어렵다면 어렵지 결코 만들기 쉬운 칩이 아니다. 게다가 생산량도 인텔 범용 프로세서보다 많지 않다. 제조 단가 면에서 결코 싼 CPU는 아니라는 얘기다.

향후 M1 프로세서 생산량이 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변형 제품이 많아지면, 단가도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2020년 11월 현재 M1 맥이 기존 인텔 맥보다 더 저렴한 이유가 없다. 

게다가 애플은 한 번도 저렴한 제품을 내놓은 적이 없다. 제일 저렴하다는 제품이 맥 미니다. 아마도 기고자는 애플 스토어보다 델이나 MS 온라인 스토어에서 필요한 제품을 찾는 게 나을 듯 싶다. 물론 원하는 제품은 찾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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