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하면 세금을 더 내야 할까?

재택근무를 하는 근로자에게 정부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종용하면 과연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근로자는 과연 이러한 과세 정책을 순순히 따를까?

최근 독일 도이체방크가 발간한 보고서에 출퇴근을 하지 않고 점심을 사 먹지도 않는 재택근무 근로자에게 추가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어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의 논리는 이렇다.
현재 사회 기반 시스템이 출퇴근과 대면 시스템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지 않는 재택근무자의 경우 지출을 줄인 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수도권 전철의 경우 코로나19로 승객이 감소해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식당과 자영업자 중심의 소규모 매장의 영업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도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비용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종 근로자는 일정의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이들로부터 더 걷은 세금으로 코로나 시대 소외당하는 저소득층 근로자나 사회복지에 할애할 수 있다.

새로운 '뉴노멀' 시대에는 새로운 형태의 과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루크 템플먼 도이체방크 연구원의 설명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지난 20년 동안 재택근무 사례가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재택근무자를 위한 새로운 과세 체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했어야 한다"

루크 템플먼 연구원은 재택근로자에게 약 5%의 추가 과세안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영국 근로자 평균 연봉이 3만5000파운드(약 5100만원)이므로 추가 세금은 연간 25만원 가량이다.

대상은 주4일 이상 원격 업무를 하는 재택근무 근로자다. 그러나 재택근무자일지라도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에게는 면세 혜택을 제공한다.

보고서의 논리는 매우 합리적이지만, 재택근무 과세안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강력한 조세 저항은 물론 대다수 시민들의 근로 인식과도 배치되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비영리단체 '워크 와이즈 UK'의 대표 필 플랙스턴은 재택근무 과세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제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부분의 근로자가 반대할 것이다"

"재택근무자는 도심 상업지역의 벗어난 대신 거주지 인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일하는 장소가 바뀌었다고 해서 세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것"

코로나19 시대 ... '일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도이체방크의 최신 보고서는 일의 미래가 현실이 된 지금 이에 대응하는 방법론 중 하나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변화를 맞은 근로 환경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필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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