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CDN 오픈커넥트 확산, 망중립성은 정말로 여전히 유효한가?

국내 인터넷 네트워크에서 넷플릭스 트래픽이 늘면서 넷플릭스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ISP)간 분쟁이 국내외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ISP들은 넷플릭스로 인해 트래픽이 크게 늘었으니, 넷플릭스도 비용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넷플릭스는 비용은 ISP들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2014년 일부 ISP 가입자들이 넷플릭스 스트리밍 품질에 대해 불평하자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ISP로 전송할 때 연결 지점에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구독자의 스트리밍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마지못해 컴캐스트, AT&T, 버라이즌에 상호 접속료를 지불하기 시작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받는 ISP들이 넷플릭스에게도 별도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궁극적으로 요금을 두번 부과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넷플릭스발 논쟁은 ISP가 콘텐츠 업체들에게 고속 차선을 내주고 추가 요금을 부과하면 망중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ISP에 별도 비용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망중립성 원칙이 지켜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라몬 로바토가 쓴 책 넷플릭스 세계화의 비밀에 따르면 망중립성 담론은 특정 종류 트래픽에 고속 차선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특정 용도나 특정 사용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기술들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저자는 대표적인 사례로 넷플릭스 CDN 기술을 꼽는다.

동영상 제공자들은 막대한 대역폭을 고려해 그들의 네트워크 체계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최종 사용자가 가장 가까운 설비에 콘텐츠를 미리 전송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전송 비용은 줄이고 속도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을 하는 것이 바로 CDN이다.

분산 서버 네트워크인 CDN은 최종 사용자와 가까운 로컬 서버에 인기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미리 저장해 동영상 전송의 지연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로딩 시간과 버퍼링을 줄인다. 많은 주요 웹서비스들이 이와 같은 목적으로 고안된 글로벌 서버 네트워크를 보유한 상용 CDN을 이용한다.

넷플릭스는 특별한 경우다. 과거에는 제3자 네트워크 업체와 CDN 서비스 계약을 맺었지만 2011년 이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직접 통제권을 행사하기 위해 자체 CDN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후 넷플릭스 서비스의 필수적 요소가 된 오픈커넥트라는 이름의 사내 CDN은 하루 평균 약 1억2500만 시간에 해당하는 길의 영상을 전송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수천 개의 박스로 구성돼 있다. 넷플릭스는 ISP에 오픈커넥트 서버 박스를 제공하며 각 박스는 넷플릭스 라이브러리 전체를 포함하고 있다. ISP는 오픈 커넥트 서버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위치시켜 넷플릭스를 스트리밍하는 사용자들이 멀리 있는 서버에 연결할 필요 없이 해당 박스에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한다. 매일, 피크타임이 아닌 시간에는 오픈 커넥트 서버가 모든 넷플릭스 콘텐츠의 사본으로 다시 업데이트되어 최신 콘텐츠 목록을 보유하게 된다. 넷플릭스는 예측 모델을 사용해 특정 장소에서의 특정 콘텐츠 수요를 예측하고 로컬 오픈 커넥트 서버에 모든 콘텐츠의 스트리밍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만큼 충분한 네트워크 용량이 확보되었는지 확인하려는 노력을 한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넷플릭스 콘텐츠 전달 부문 부사장 켄 플로랜스의 발언을 인용한다.

우리는 이제 전세계 약 1000여 지역에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뉴욕, 파리, 런던, 홍콩,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물론 북쪽의 그린란드와 노르웨이 토롬쇠에서 남쪽의 프에르토몬트, 칠레, 태즈매이니아의 호바트에 이르는 외딴 지역들도 포함됩니다. 이는 우리 구독자 대부분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내에서 ISP 네트워크 내부의 서버 또는 ISP 네트워크로 직접 연결되는 서버로부터 오디오 및 비디오 비트를 전송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망중립성 측면에선 오픈 커넥트는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꽤 제공한다는 게 저자 주장이다.

오픈 커넥트는 거대하다. 그리고 공공 인터넷 위에 구축된 사설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또한 인터넷 인프라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ISP에는 물론 넷플릭스의 사용자와 비사용자 모두에게 유익하다. 하지만 어떤 관점에서는 오픈 커넥트가 넷플릭스 트래픽만을 전용으로 담당하는 고속 차선으로 구축되었기 때문에 공공 인터넷의 민영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오픈 커넥트를 통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고도의 인프라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과의 경쟁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우리는 인터넷을 평등한 라우팅 방식을 사용해 모든 장소에 똑같이 접속할 수 있는 거미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프라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타당하지 않다.

피어링이나 상호 접속 비용, CDN과 같은 복잡한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전략은 인터넷 인프라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특정 트래픽을 더 빠르게 처리하고 다른 트래픽보다 더 빠르게 연결할수 있는 방법은 많다. 실제로 CDN의 증가는 규제적 문제를 야기하며 우리는 이제야 이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망중립성 논쟁은 특정 종류의 트래픽에 고속 차선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특정 용도나 특정 사용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CDN과 기타 네트워크 배치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침묵을 지키고 있다.

CDN은 비용 지불이 가능한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고속 차선을 제공하고 이것은 인터넷을 두 개의 계층으로 나누어 버릴 수 있지만 CDN이 네트워크 중립성 원칙을 위반한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맥락에서는 CDN이 나머지 트래픽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어떻게 롱테일 비디오 웹사이트가 초고속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배포하는 거대 공룡과 경쟁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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