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경제는 무자비했던 자본주의 시대로의 회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같은 공유 경제 서비스들은 많은 이들 사이에서 혁신이 사례로 평가됐지만 최근에는 공유 경제 플랫폼이 몰고 오는 부작용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이들도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좋은 쪽을 많이 바라봤는데, 지금은 어두운 면을 주목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최근 읽은 사회학자 알렉산드리아 래브넬이 쓴 책 '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도 공유 경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책을 보면 공유 경제는 사회 구조를 퇴행시키는 측면이 적지 않다. 저자는 공유 경제 확산에 대해 무자비했던 200년 전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까지 주장한다.

바야흐로 공유 경제의 시대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앱이 느슨한 집합체인 공유경제는 공동체성으로 자본주의를 초월하겠다고 약속한다. 공유 경제 찬성론자들은 주문형 경제, 플랫폼 경제, 긱경제라고도 불리는 이 새로운 경제적 움직임이 공동체를 만들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생태계 파괴를 저지하고 물질주의를 혁파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신장하고 저소득층에게 생계 수단을 제공하고 대중을 사업가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한다. 공유 경제는 노동자가 남 밑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소리를 듣지 않고 언제 어떻게 돈을 벌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유쾌한 미래를 열고 현대 사회의 난제를 말끔히 해소하는 만병통치약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아무리 앱이 만드는 현대적 요소로 포장한다고 해도 긱 경제는 초기 산업 사회와 유사한 형태를 보여준다. 당시에는 노동자가 장시간을 일하고도 시간이 아니라 생산량을 기준으로  임금을 받고 산업 안전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으며 산업 재해에 대해 보상받을 길도 거의 없었다. 앱, 스마트폰, 비접촉 결제 시스템, 평점 및 후기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강조해봤자 공유 경제의 실체는 과거 회귀다. 노동자들은 차별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노조를 결성할 권리가 없으며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 조차 요구할 수 없다. 공유경제는 혁신이란 미명하에 지난 수세대 동안 쌓아 올린 노동자 보호장치를 파괴하며 노동자 착취가 만연했던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있다.

공유 경제는 탄력성을 보장하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알고리즘의 지배하에서 그들은 언제 무슨 일을 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 긱경제는 탄력성을 말하지만 노동자가 너무 오랫동안 플랫폼을 떠나 있으면 공동체에서 제명되거나 이용정지를 당할 수 있다.

대중을 사업가로 만든다는 약속도 실상은 정반대다. 긱경제 노동자는 신출내기 사업가처럼 일을 따내기 위해 무보수로 일해야 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프로필을 관리하고 잠재적 의뢰인의 메일이 답을 하고 앱에서 계속 새로 고침을 누르는 게 모두 무보수로 하는 일이다.

저자는 책을 위해 80여 명의 긱경제 노동자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그리고 긱경제 노동자들을 분투자, 성공자 중간자로 구분했는데, 긱경제로 혜택을 보는 이들보다는 먹고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비중이 많다. 이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공유경제 또는 긱경제의 확산은 사회 안전망이 약화되고 양극화는 심화되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사회학자로서 내 관심사는 어떤 사회적 요인이 노동자들을 긱 경제의 종사자로 만들고 생계를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게 하는가 하는 문제다. 나는 아웃소싱, 임금 정체, 소득 급변성, 대량 정리해고가 이같은 대안 노동의 등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내가 노동자의 사연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지난 200년간 소득 불평등을 초래하고 노동운동을 촉발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공유경제를 논하기 위해서다. 현대의 긱경제는 착취가 횡행하던 시대로 노동자를 돌려보내는 퇴행 경제다. 앱으로 혁신을 만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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