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웨어러블 기기…'프라이버시 지뢰밭' 될까

지난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커넥트 행사를 통해 n스크린을 넘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차원을 적극 활용코자 하는 차세대 플랫폼 전략을 선보였다. 페이스북의 차세대 먹거리로 가상현실(VR) 분야를 강조한 것이다.

PC와 스마트폰 스크린 안에서의 SNS 활동을 스크린 밖 VR 환경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페이스북 커넥트는 오큘러스 VR 헤드셋과 스마트 안경, VR 게임, VR 피트니스 등 가상현실 기반 신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거나 예고됐다.

연관하여 스마트 안경 개발 프로젝트인 아리아(Aria)는 미래 페이스북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기기로 간주된다. 스마트 안경에는 사용자의 시각, 청각, 시선(눈동자)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증강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것이 프로젝트 아리아의 목표다.

페이스북 스마트 안경 예상도

문제는 안 그래도 페이스북이 우리의 삶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다고 상황에서 이제 개인의 행동 정보까지 깡그리 수집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점이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방법 자체가 없는 것이 웨어러블 기기다.

"웨어러블 기기 자체가 프라이버시 추적기나 마찬가지다"

디지털 저작권 단체인 EFF(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개인 데이터, 특히 생체 데이터의 유출은 매우 심각한 사태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우리의 눈은 우리가 보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나타낸다. 생체 인식 데이터 수집을 특히 두렵게 만드는 것은 신용카드나 암호와 달리 변경할 수 없는 정보라는 점이다. 일단 수집 된 후에는 사용자가 데이터 공유 또는 유출로 인한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사용자가 공공장소에서 단지 바라보는 것만으로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에 있는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직접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페이스북, 구글 등 스마트 안경 같은 시각적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에서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수집하는 데이터를 필터링하거나 AI 도움을 빌어 사후 차단하는 방법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터 수집 자체를 막진 않는다. 기업에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웨어러블 기기 확산에 따른 제도적 보호장치, 정책, 사회적 규모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단지 스마트 안경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다. 아마존, 구글 등에서 보급한 스마트 스피커 역시 개인과 가정 내 음성 데이터 수집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애플워치가 개척한 스마트워치 역시 심박수, 혈중 산소 포화도 같은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 기록(공유)한다. 개인 위치가 실시간으로 추적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마존 알렉스 등 스마트 스피커의 개인 데이터 수집 문제 역시 민감한 프라이버시 침해 이슈이다.

직장이든 가정이든, 이동 중이든 수면 중이든 웨어러블 기기는 우리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간다. 이걸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이 1984가 현실화한다면 그 첫 시작은 당신의 눈과 손목과 귀에 얹힌 웨어러블 기기에서 일 것이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떤 국가도 이러한 프라이버시 침해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해주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더 늦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 기술만으로 테크노피아는 이룩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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