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말고 팜OS도 삼성전자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2008년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디이솔루션센터(MSC) 조직을 신설했다. 삼성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타이젠과 전자책 서비스인 ‘리더스 허브’, 모바일 메신저 ‘챗온’ 등이 MSC를 통해 나왔다.

그러다 2014년 MSC 조직을 해체했다. 시장은 이를 자체 소프트웨어 전략의 실패로 해석했다.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자체 소프트웨어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왔지만 성과는 그다지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전략을 강화하면서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왔다. 외신 저널리스트 제프리 케인이 쓴 책 삼성라이징을 보면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도 인수 합병에 찬성했다.

"향후 5년동안 사성은 마치 사금을 채취하듯 신생 기업들을 사들였다.  많은 쓰레기들을 걸러 냈지만 드물게 발견되는 금덩어리들은 충분한 보상이 될터였다. 삼성은 11억달러를 신생 기업에 투자할 벤처 자본으로 확보했고 애플과 다른 경쟁업체들로부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잘하면 삼성전자가 지금을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진 팜 OS를 인수해 갤럭시폰에 탑재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도 있었다.

"팜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강태진이 말했다. 그는 팜을 갤럭시폰의 운영체제로 괜찮은 대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가 협상을 위해 현장으로 날아가자마자 HP가 그보다 먼저 12억달러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윽고 HP는 강태진에게 접근해 삼성과 소유권을 분할하는 방안에 대해 제의했다. 강태진은 HP와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CEO인 마크 허드가 여성 계약자와의 섹스 스캔들이 터져 사임하게 되었다. 공석인 허드의 자리를  놓고 투쟁이 벌어졌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래서 협상을 주도하던 사람이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에만 의존하는 상황을 리스크로 여겼다. OS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2013년 2월 자체적인 운영체제 바다의 개발에 거의 진척이 없자 삼성은 조용히 개발을 중단하고 당시 고전하던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 회사인 인텔과 공동 개발을 추진중인 새로운 운영체제 타이젠에 역량을 집중했다. 강태진의 말에 따르면 두 회사는 그들의 소프트웨어 중 일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협업하기로 결정했다. 타이젠 개발 계획은 다분이 전략적이었다. 삼성의 새로운 운영체제는 생태계의 구축을 위한 시도일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했다. 만약 구글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구글은 자사의 오픈소스 운영체제에 대한 삼성의 접근을 제한하면서 안드로이드를 경쟁에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타이젠은 삼성의 플랜B였다.

하지만 생태계를 구축하기에는 하드웨어 마인드가 강했던 모양이다. 플랫폼 파워를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라면 파트너들에게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할수도 있을 텐데, 그에 아닌 상황에서도 이것저것 맞춰달라고 하다 보니 애플리케이션 파트너들은 삼성전자의 태도를 불편하게 여겼다. 지금은 구글에 인수된 웨이즈, 페이스북으로 넘어간 왓츠앱이 사례로 제시됐다.

"웨이즈의 CEO인 놈 바르딘은 삼성과의 미팅에서 상당히 솔직했다. 그는 삼성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 자기들만을 위한 독점적인 기능을 개발해줄 것을 요구하는 대형 이동통신사들과의 협상에 넌더리가 났다. 그들은 자사의 플랫폼을 독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기능이 필요하다고 믿는 것 같았습니다.

웨이즈의 한 중역이 말했다. 삼성은 웨이즈와 소프트트웨어 파트너십을 맺을 수도 있다는 구실로 자신들의 권위를 행사하려고 들었다. 개발자들에게 미심쩍은 가치를 지닌 소프트웨어를 만들도록 요구함녀서도 시간과 자원 그리고 프로젝트가 무산됐을 경우 개발자들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  2013년 구글은 웨이즈를 11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왓츠얍의 경우에도 왓츠앱 창업자들은 앱의 핵심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바꾸고 싶지 않아했다. 

삼성이 구글에 앞서 안드로이드를 인수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는 이미 알려져 있다 안드로이드 창업주 앤디 루빈은 2004년말 그의 운영체제를 삼성에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삼성은 대기업도 아닌 6명이 만드는 안드로이드에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대기업과의 작업을 선호하는 한국의 성향이 만든 결과였다. 이후 2주 뒤에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구글 부사장인 데이비드 로위는 훗날 이 인수합병을 구글 사상 최고의 거래라고 불렀다. 

구글에 앞서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고 해도 과연 지금의 안드로이드 같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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