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SW 생태계와 멀어지는 삼성전자, 다시 하드웨어에 주력하는가

삼성전자가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략에서 물러서는 듯한 정황이 여기저기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컨슈머 클라우드 서비스를 축소하려 한다는 외신 보도들이 늘었다.

샘모바일, 안드로이드센트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 클라우드 파일 동기화 서비스를 2021년 6월 21일부로 종료한다.

이와 관련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삼성전자가 자사 갤러리 싱크와 드라이브 스토리지 서비스를 삼성 클라우드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원드라이브를 통해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 간 협력은 점점 강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20에도 양사 협력에 따른 결과물이 대거 버무려졌다. 윈도10 기반 PC와의 연결성이 강화됐고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지원한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많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들에서 발을 빼려는 커다란 전략적인 변화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 팀과 같은 핵심적인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보다 비용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소프트웨어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하반기로 예정돼 있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를 취소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코로나 19 확산을 고려한 것이기는 하지만 꼭 그것 때문 만은 아니다. 플랫폼 접근에 대한 전략적인 변화를 고려하면 SDC를 개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커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샘모바일은 분석했다.

SDC는 구글 IO나 애플 WWDC와 유사한 콘퍼런스로 모바일 소프트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음성 AI 비서인 빅스비, 헬스, 삼성 뮤직 등 삼성전자가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현재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 회사 차원의 우선순위에서도 한참 아래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7월 말에는 삼성전자가 구글과의 새로운 글로벌 매출 공유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AI 음성 비서인 빅스비와 갤럭시 앱스토어를 자사 기기들에서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로이터통신 보도도 나왔다.

외신 보도만 놓고 보면 큰 틀에서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독자 노선에서 멀어지고 있다. 독자 노선의 빈자리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과의 협력에 대체하는 모양새다.

외신 저널리스트 제프리 케인이 쓴 삼성라이징을 보면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소프트웨어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사업적으로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소프트웨어를 가볍게 봐서가 아니라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잘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 것 같다.

이재용은 삼성에서 자체적인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지속하는데 회의적이었다.  최지성과이재용은 항상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는데, 특히 소프트웨어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강태진이 말했다. 이 부회장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애플이 이룬 성과를 알고 있었어요. 단지 삼성이 그런 능력을 유기적으로 성장시킬 DNA가 있다고 믿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젠 정점을 찍은 스마트폰의 수익률이 그의 불신을 더욱 고조시켰다. 삼성의 중역들은 수익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인수에 계속 자금을 투입하는것을 몹시 두려워했다. 황태자와 그의 섭정자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재용은 삼성이 본질적으로 하드웨어 제조업체라고 믿었고 이제 다시 하드웨어에 주력해야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최지성은 여러해 동안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해왔다고 대응했다. "우리는 시도해야 합니다." 그가 이재용에게 말했다. "시도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이룰 수 없습니다."

과거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의 부친 이건희 회장은 소프트웨어의 비전을 선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재용은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그 아이디어의 핵심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역설적으로 그가 내세우는 리더십은 여러 방면에서 하드웨어 전통으로서의 회귀였다. 그는 신중하며 조심스러우며 과묵했다. 이재용은 애플처럼 과감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한 비전을 선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27년 전에 세상을 떠난 빈틈없는 그의 조부이자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을 더 닯은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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