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잊어라, 이제 전기 버스와 트럭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버스 기반 대중교통 시스템 확보를 우선해야"

 

환경 측면에서 현재의 도로 운송 시스템이 가진 폐해를 부인할 수 없다.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6%를 자동차 배기 가스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내연기관 중심의 도로 운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민거리는 뭐로 어떻게 바꾸느냐는 문제다.

조용하고 (운행비가) 값싸고 친환경적이라는 전기차가 그 대안의 한가운데 서 있지만, 불행히도 전기차가 완벽한 정답은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한계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를 사용한다. 그리고 전기를 충전해야 한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 즉 '발전'은 결코 친환경적인 수단이 아니다. 발전을 하기 위해선 석유나 가스, 석탄을 태워야 한다. 아니면 원자력을 이용해야 한다. 모두 친환경적인 발전 방식은 결코 아니다. 풍력, 수력, 조력,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는 여전히 현대 인류 문명이 필요로 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효율과 발전량에서 한계가 명백하다.

배터리를 만드는 공정 역시 친환경적이지 않다. 고농도 중금속을 다뤄야 하고 환경오염을 우려할 수 있는 노동집약적 공정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배터리 생산 용량은 160GWh인데 이는 대략 300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연간 생산량 50만대도 미치지 못하는 테슬라야 충분하겠지만,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턱없이 모자란 양이다.

현재 증설 중인 배터리 생산 설비를 고려해도 2028년까지 연간 40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에만 세계에서 거의 1억대의 승용차와 승합차, 트럭, 버스가 생산되고 있다. 운행 대수는 약 14억대에 달한다. 무엇으로 이들 자동차에 배터리를 넣을 수 있단 말인가?

일론 머스크가 배터리 생산공장을 미친 듯이 증설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무리 생산량을 늘려도 공급은 부족하다. 그게 배터리 산업의 현실이다.

상생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

최근 전기차 경제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생기고 있다. 전기 충전료가 오르면서 차량 가격과 운행비용을 종합해 고려하면 전기 승용차의 경제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전기차로 지구상의 모든 자동차를 대체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 디젤 기관을 대체하는 방법이 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디젤 차량의 대기 오염 비중이 전체의 83%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버스, 트럭 등 대형 디젤기관을 사용하는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는 등 도시 대중교통 시스템을 혁신한다. 환경 문제는 물론, 소음 감소, 배터리 사용 효율화, 경제성 등 많은 요소를 합리화할 수 있다.

전기버스는 더 적은 수량의 차량과 배터리로 더 많은 인력을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나를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전기차 기반 대중교통 시스템 혁신은 캐나다가 앞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기버스의 효율성을 입증한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정책의 방향이 전기차(배터리 기반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기반 전기차를 모두 포함하는) 중심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향은 옳다. 이제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할 때다. 개인 승용차가 아닌 대중교통 시스템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에 정책의 속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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