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니콘은 어떻게 추락했나...옐로모바일 흥망성쇠의 비밀

지금은 많이 세가 꺾였지만 5~6년 전만 해도 옐로모바일의 앞세운 벤처 연합 모델이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지속 가능성이 없는 모델이라는 지적도 많았지만 옐로모바일은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쿠팡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유니콘 스타트업이 되었다.

2016년 옐로모바일을 취재하면서 논란 속에서도 이 회사가 벤처 연합 모델을 어떻게 계속 확장해 나가는지가 궁금했는데, 최근 옐로모바일 산하 옐로트래블 대표를 지낸 최정우 님의 책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를 읽고 옐로모바일의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야 옐로모바일의 성장 전략이 이해되었다. 투자자는 옐로모바일의 인수 합병을 통해 성장이 거의 확실시되는 회사의 주식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살수 있고, 옐로모바일은 그렇게 받는 투자금의 일부를 계속해서 다른 투자에 씀으로써 지속적으로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 또한 투자 유치를 할 때마다 모회사이자 그룹사인 옐로모바일의 기업 가치를 높여간다면 주식을 교환하면서 생기는 지분 희석 효과도 줄일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영업이익의 4배 가격에 회사를 인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피인수 기업은 왜 영업이익의 4배 가격에 회사를 매각할까? 4년만 꾸준히 영업하면 벌 수 있는 돈인데, 너무 싼 값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옐로 모바일이 인수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아야 한다.

옐로모바일이 인수하는 기업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었다. 그들은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불리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연혁이 오래된 전통 기업도 닥치는 대로 인수하고 있었다. 이중 스타트업은 영업이익의 4배 가격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경우가 없었다. 사실 스타트업은 영업이익이 나는 곳이 없어 그걸 기준으로 삼을 수도 없다. 한때 이상혁 대표가 대주주로 있던 마켓컬리도 그렇고 관계회사였던 코인원도 그렇다. 이런 스타트업은 그전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협상했다. 영업이익의 4배 가격 기준을 적용 받은 기업들은 대체로 전통 산업에 속해 있던 중소 기업들이었다. 사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대표는 많은 시간을 투자 유치에 쓸 수 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돈을 버는 기업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돈을 쌓아두고 시작할 수도 없다. 그러나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건 보통 피 말리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투자 유치를 잘하는 회사가 이렇게 제안한다.

자본은 내가 조달해올 테니까 너는 사업만 잘하면 되는 거야. 같이 가볼래?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전통적인 중소 기업의 경우 시장에서 투자받기가 쉽지 않다.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때 자본 조달의 귀재가 등장해서 피를 섞자고 제안한다. 누구라도 솔깃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영업이익의 4배 가격은 너무 싸다고 느낄 수 있다. 솔깃하긴 하지만 팔고 싶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포인트가 있다.

피인수 기업의 대표는 주식 교환으로 옐로모바일의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투자를 받으며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회사의 주주가 되는 거다. 내가 받은 주식의 가치가 다음 투자 라운드 때 더 비싸진다는 건 그만큼 내가 해당 주식을 싸게 샀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합병을 서둘러서 조금이라도 가격이 쌀 때 옐로모바일의 주식을 취득하는 게 유리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영업이익의 4배 가격에 인수를 합의하는 것이다.

저자는 옐로모바일이 추구했던 벤처연합 모델 자체는 나름 해볼 만한 시도였다고 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를 이끄는 리더십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벤처 연합 모델을 이끌만한 경영진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 옐로모바일의 기세가 꺾인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원칙도 디테일도 없이 벤처 연합이 방만하게 운영됐고 자회사 간 시너지도 거의 없었다. 자회사 간 소속감도 부족했고 신뢰도 부족했다. 빠른 의사 결정을 강조하다 보니 인수를 할 때 제대로 된 실사를 하는 경우도 없었다.

그런데도 벤처연합 모델이 한동안 그럭저럭 굴러갈 수 있었던 것은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계속해서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를 끌어내는 이 대표의 역량은 계속되지 못했다. 이게 흔들리면서 옐로모바일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위기를 수습하는 역량에 있어서도 옐로모바일은 함량 미달이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물론 이 전략에는 몇 가지 전제가 있다. 모회사 그러니까 옐로모바일은 계속해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의 부가 유지되거나 증가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전제는 유치한 투자금을 이미 인수한 기업의 성장과 추가적인 인수에 효과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을 매각한 대표는 당연히 옐로모바일의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확장을 꿈꾼다.

사업 확장 자금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다면 내부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다.  종이한장만 빠져도 무너질수 있는 위태로운 연합체의 레이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무엇이 필요할까?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관리하며 적절히 자금을 분배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변하는 자본의 성격을 감안해 회사의 모습도 바꿔나갈 노련하고 경험많은 경영진일 것이다. 이상혁 대표와 옐로모바바일의 최고경영진은 이 과업을 반드시 해내야만 했다. 그들은 정말 해냈을까? 진심으로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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