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2세대 차량 전장 시스템, 버튼을 제거하다

독일의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가 지난 9일 차세대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를 공개하면서 한층 더 진화한 2세대 MBUX를 함께 선보였다.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는 벤츠가 독자 개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전장 시스템이다.

1세대 MBUX가 벤츠 고유의 전통과 특성을 첨단 디스플레이에 녹여놓은 것이라면, 이번 2세대 MBUX는 과거의 전통을 과감히 뛰어넘어 새로운 세대의 출발을 알렸다. 좋게 보면 진화한 것이고 나쁘게 보면 벤츠의 색깔을 잃어버렸다고도 볼 수 있다.

차세대 S클래스는 실내 중앙에 위치한 12.8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햅틱 피드백과 27개의 언어, 제스처 콘트롤, 2세대 MBUX, 얼굴 및 지문 인식, 최대 7명의 사용자 프로필 등을 지원한다.

특히 강화된 음성인식 기능은 앞 좌석과 뒷좌석에 위치한 4개의 마이크로 어느 곳에서도 정확한 명령 인식이 가능하며, 운전자의 움직임에 따라 차량의 조명, 창문 조작 등이 가능한 제스처 기능이 돋보인다.

12.3인치 계기판은 상단에 3D 그래픽 구현을 위한 카메라가 설치돼 운전자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3D 화면을 계기판에 띄우게 된다. 화면을 키운 HUD 시스템은 증강현실 기능이 추가됐다. 내비게이션에 설정된 경로에 맞춰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물론, 교통 표지판과 충돌 경고, 도로 위 장애물들을 전면 유리창에 띄워 안전 운전을 돕는다. 이 외에도 뒷좌석 추가 디스플레이와 안드로이드 태블릿 PC를 활용해 차량 전반에 대한 제어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벤츠 1세대 MBUX (디스플레이와 버튼 조화인가 어색한 공존인가 ...)
벤츠 2세대 MBUX (터치 UI에 최적화된 모습, 스티어링휠 버튼만 남겨놨다)

벤츠가 말하는 2세대 MBUX 시스템의 성능을 이전 1세대 대비 50% 이상 성능을 향상했다. 내부 데이터 저장을 위해 16GB 램과 320GB SSD가 장착됐다. 웬만한 PC 버금가는 스펙이다.
   

자동차에서 터치 UX가 과연 맞는 걸까?

그런데 이런 휘황찬란한 전장 시스템이 과연 이전 세대에 비해 좋기만 한 것인가? 스펙을 위한 스펙을 갖추기 위해 정작 사용자(운전자)를 간과한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엔가젯에 따르면, 2세대 MBUX에는 27개의 물리적 버튼이 제거됐다고 한다. 물리적 버튼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테슬라 전기차의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 버튼이 없다는 게 반드시 장점일 리는 없다.

자동차 운행의 특성상 때로는 버튼이나 다이얼, 레버 같은 전통적인 조작 장치의 직관성과 간편함이 필요할 때도 있다. 최신 승용차에는 수많은 기능들이 함축되어 있지만, 실제로 운전자가 쓰는 기능은 그다지 많지 않다.

운전석 에어컨 온도를 2도 낮추기 위해 대시보드 대형 디스플레이를 쳐다보면 몇 번씩 터치해야 하는 불편함과 위험함을 감수하는 게 과연 편리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 그저 쳐다 보지도 않고 손으로 다이얼을 찾아서 살짝 돌리는 것이면 충분한데 말이다.

"천하의 벤츠 UX 디자이너가 그런 바보 같은 설계를 할 리가 없지 않은가?"

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벤츠를, 아니 유럽차를 한 번도 몰아보지 못하거나 그것만 몰아본 사람이다. 생각보다 독일차의 UX에서 한심하고 바보 같은 구석을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아니 어쩌면 현기차가 많이 좋아진 걸지도)

테슬라 모델3 운전석 대시보드

비교컨대, 얼마 전 국내에 수입된 테슬라 모델 3를 잠시 시승하면서 꽤 생소함을 느꼈다. 이상해서 느끼는 생소함보다 낯설어서 느끼는 생소함에 가깝다.

테슬라의 전장 시스템 UX는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버튼, 다이얼 등 보수적인 조작 도구를 극단적으로 없앴다. 처음에는 당황스럽지만 운행하다 보면 테슬라의 의도에 대해 조금씩 이해가 생긴다. 테슬라는 아예 조작이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고 있다. 적어도 조만간 그렇게 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제는 아직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테슬라 운전자들이 차량의 가치에 대해서는 무한 긍정하지만, 품질과 UX에 대해서는 결코 호평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자동차가 아닌 왠지 모르게 불안정한 로봇을 모는 느낌 ... 그런 거 말이다.

다시 벤츠로 돌아가서 ...
벤츠의 불완전하고 일관성없는 전장 시스템이 과연 2세대 MBUX에서 얼마나 발전했을지 궁금하다. 물론 독일산 기계와 달리 SW는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적어도 익숙한 국산이 낫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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