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재정의하다" 2천만원대 가사용 로봇 등장

몇 년 전 일본의 유명 회전초밥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입구에서 종업원 대신 로봇이 대기석 관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소프트뱅크가 만든 로봇 '페퍼'였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손님을 순번에 따라 자리로 안내하는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었다. 페퍼 도입 초기여서 홍보 효과도 겸한 것으로 보였다.

현재 실용화된 가정용 로봇은 페퍼 정도까지다. 인간과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거나 홈오토메이션 기기를 조작해주는 음성비서 역할에 가깝다. LG에서 선보인 로봇 '클로이'처럼 움직임을 포기하고 탁상 위 음성비서 역할만 제공하는 로봇도 있다. 가격과 성능의 균형을 고려한 제품이다.

LG 클로이(왼쪽) 소프트뱅크 페퍼(오른쪽)

SF 영화처럼 가정용이 아닌 가사용 로봇이 아직 보편화되진 않았다. 기술적 문제라기 보다 경제적인 문제일 것이다. 가사를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엔 아직 너무 비싼 탓이다.
   

로봇을 재정의하다 ... 헬로 로봇 '스트레치'
Hello Robot Stretch

최근 전직 구글 임원이 설립한 로봇 스타트업 헬로 로봇(Hello Robot)에서 만든 스트레치(Stretch)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스트레치는 '대화' 보다 '일'을 하는 가사용 로봇이다.

스트레치는 원가절감과 기술적 문제를 피하고자 페퍼처럼 바퀴로 이동한다. 그리고 하나의 로봇 팔이 달렸다. 자동차 공장에서 볼 수 있는 다관절 로봇 팔은 아니다. 아래위로 오르내리고 늘었다 줄었다 하는 신축성 암(arm)에 집게를 달아놓았다. 집게는 최대 1.5kg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로봇 맨 꼭대기에는 인텔 리얼센스 3D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가 달려 있다. 얼핏 보면 로봇청소기에 옷걸이를 올려 놓은 것처럼 생겼다.

단순한 형태지만,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거나 걸레로 탁자 위를 청소하고 반려견과 놀아주며 커피를 가져다 주는 등의 간단한 가사노동이 가능하다. 프로그래밍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사를 처리할 수 있다.

로봇 동작에는 오픈소스 로봇 운영체제인 ROS를 사용한다. 프로그래밍도 보편적인 언어 파이썬을 사용해 로봇 개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최대한 상용 부품과 기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단순하고 저렴하게 운용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기능과 용도, 그리고 가격의 절충

헬로 로봇 스트레치의 가격은 대당 1만7950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2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양산 전 시제품이라 결코 싸지 않다. 소프트뱅크 페퍼 가격이 30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용으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러나 스트레치는 인간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이트컬러형 로봇이 아닌 (제한적이긴 하지만) 일을 하는 블루컬러형 로봇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가사용 로봇을 새롭게 정의했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모델이다. 헬로 로봇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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