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Hey) 메일 vs. 애플 앱 스토어, 수수료 공방전

앱 스토어 수수료 반발 → 애플 독점 이슈로 확전 양상

 

요 며칠 베이스캠프(Basecamp)라는 개발사가 새로운 이메일 서비스 헤이(hey.com)로 인해 앱 시장이 떠들썩하다. 과금 수수료 문제 때문에 헤이와 애플이 서로 날 선 공방전을 벌이는 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애플의 앱 스토어 운영 정책, 나아가 독점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헤이 메일은 "구글 G메일 이후 멈췄던 웹메일 계의 혁신"이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이메일 서비스다. 수신 메일 자동 분류, 뉴스레터 구독 관리, 지능형 답장 기능, 첨부파일 모아보기, 보안 강화 등 지금까지 없었던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료 서비스라 돈값을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일단 써본 사람들은 상당히 좋은 평가를 주고 있는 이메일 서비스다.

헤이(hey) 메일 앱

문제는 헤이가 일반적인 유료 앱이 아닌 연간 99달러를 지불하는 구독형 서비스라는 점이다. 헤이는 애플 앱 스토어에 헤이 메일 앱을 등록한 후(앱 자체는 무료) 자사 웹사이트에서 연간 구독 신청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후 앱 업데이트 과정에서 애플이 헤이 앱에 제동을 걸었다. 헤이 앱이 유료 구독형 앱인데도 애플이 제공하는 인-앱 결제 옵션을 사용하지 않아 앱 스토어 정책을 위반했다는 것.

애플은 유료 구독형 앱의 경우 구독 첫해에는 개발자에게 매출의 70%가 주어지며, 애플이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두 번째 해부터는 사용자가 해지 없이 구독을 이어가는 동안 개발자에게 연간 구독 매출의 85%가 주어지며, 애플은 15%를 수수료로 받는다. 단, 구독료 결제는 반드시 애플이 제공하는 인-앱 결제 옵션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헤이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헤이 앱은 헤이 이메일 서비스를 연결하는 단순한 창구로, 게임, 유틸리티 등과 달리 앱 자체는 단순한 단말기 성격일 뿐이며, 애플의 30~15% 수수료 정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 킨들(Kindle), 오디블(Audible), 넷플릭스(Netflix), 스포티파이(Spotify) 앱은 유료 구독 서비스임에도 앱 자체는 무료앱으로 앱 스토어에서 유통된다. 헤이 측은 이들 구독형 서비스 앱과 헤이 앱이 동일한 분류에 속하며 애플이 제공하는 인-앱 결제 옵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부분이 헤이 개발사인 베이스캠프와 애플의 입장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논란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페이스북의 게임 앱을 애플이 등록 거절하면서, 수수료 분쟁이 애플의 독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독점적인 앱 스토어 운영 정책으로 수많은 개발사와 앱 개발자에게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는 얘기다.

맥OS의 경우 앱 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맥용 앱을 유통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앱들이 맥 앱 스토어에 들어가지 않고 별도의 웹사이트를 개설, 앱을 다운로드하고 유료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 등 iOS 단말기의 경우 별도 앱 유통과 판매는 허용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해킹하지 않는 한) 애플 앱 스토어를 통해서만 판매 가능하다.

헤이 앱 건으로 다시 돌아가면 ...
양사의 대립 상황이 생각보다 커지자 필 쉴러 애플 부사장이 직접 나섰다.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필 쉴러 부사장은 "정책 변경은 없으며, 헤이 앱은 앱 스토어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이 앱은 넷플릭스처럼 단순히 영상을 스트리밍을 받아 보여주는 뷰어(viewer)나 리더(reader)가 아닌 자체적으로 동작하는 앱이며, 정기 구독 가입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유료 구독형 앱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제이슨 프라이드 베이스캠프 CEO는 즉각 반박했다.

인-앱 결제 옵션을 강제하는 것은 애플에게도 올바른 정책이 아니며, 개발사가 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의 선택권도 제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제 문제가 아닌 애플의 앱 스토어 독점적 정책을 비판하는 모습이다.

헤이 앱과 애플 앱 스토어의 대립이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다.
헤이 앱의 주장이 일견 일리는 있지만, 애플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앱 스토어 운영 정책은 지금까지 수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애플 앱 생태계의 안정성과 편리성, 신뢰성을 위한다는 목적 하에 흔들림 없이 유지돼 왔다.

그러나 양사의 대립이 단순한 수수료 문제를 넘어 독점 이슈로 번질 경우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건 사건이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날 지 아니면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이야기가 될지 ... 당분간 지켜볼 일이다.


2020년 6월 23일 추가사항:

애플이 결국 헤이 앱 업데이트를 승인했다. WWDC 2020 행사를 앞두고 앱 스토어 정책 위반으로 동결된 앱을 풀고 베이스캠프가 신청한 버전 업데이트를 승인한 것이다. 논쟁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이지만, 근본적인 쟁점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애플은 앱 스토어 운영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고 헤이 앱 역시 수익 모델을 바꾸지 않았다.

애플의 원칙은 명확하다.
필 쉴러 애플 부사장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헤이 앱이 등록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앱 스토어에 기본 이메일 송수신 기능을 갖춘 무료 또는 유료 버전의 앱을 제공 한 다음, 앱과 연동하는 업그레이드 된 이메일 서비스를 별도로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베이스캠프는 iOS 앱 등록 형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베이스캠프는 헤이 앱 1.03 업데이트 버전을 다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데이트 버전은 14일간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한 후 필요 시 유료 가입을 진행토록 정책을 변경했다. 결국 헤이 앱은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애플이 새로운 1.03 앱을 승인할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애플은 현재 1.03 앱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애플이 헤이 앱 때문에 앱 스토어 운영 정책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IT 분야의 유명 언론인 중 하나인 리코드의 카라 스위셔 대기자는 애플 앱 스토어를 "변덕스럽고 불공평하며 무서운 존재"라고 평가한 바 있다. 변수가 없지는 않다. 애플 킬러 유럽연합(EU)가 다시 등장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로 애플을 추궁하고 있다. EU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애플 앱 스토어와 애플 페이다. 애플 앱 스토어의 30% 수수료 정책에 대해 유럽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지난 2019년 애플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세금 회피를 이유로 130억유로(약 17조원)의 과징금 부과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애플이 항소 중이니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당국이 독과점금지법 위반으로 애플에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헤이 앱이 촉발한 앱 스토어 독점 이슈는 이제 유럽과 2라운드를 벌이게 됐다. 이번에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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