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중국이 애플에 보복하지 않는 이유

잇따른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제재 조치를 들여다 보면 한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저리 두들기는데도 중국의 보복은 관세나 환율 조정 등 정책적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처럼 직접적으로 미국 기업을 제재한다는 얘기는 크게 들리지 않는다. 기껏해야 산발적인 미국 브랜드 불매 운동이 고작이다.

중국 만리방화벽에 막힌 구글, 페이스북과 달리 애플은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장 큰 미국 기업이다. 화웨이 제재에 중국 정부가 맞서 똑같은 제재 조치를 취한다면 가장 1순위가 되는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애플이다. 그런데 왜 그러지 않을까?

CNBC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 정부로부터 제재 조치를 당하지 않은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 정치권과 좋은 관계, 그리고 막대한 규모의 중국 현지 고용 효과다.

   

중국 IT 경제의 일부가 된 애플

화웨이의 미국 경쟁기업은 시스코와 퀄컴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조치가 심해질 수록 퀄컴과 시스코에 대한 중국의 제재 수위 또한 높이질 수 있다. 그러나 화웨이가 이미 퀄컴과 시스코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제재 조치는 퀄컴과 시스코에게 치명적 위협은 아니다.

반면, 애플은 21세기 이후 중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미국 IT 기업이다. 중국 지역 매출은 애플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한다. 그러나 애플에게 있어 중국은 수요와 공급을 모두 포함하는 시장이다. 매월 수백만대의 아이폰을 팔지만, 그 이상 수천만대의 아이폰을 중국으로부터 조달한다.

세계 최대 OEM 제조기업인 폭스콘의 가장 큰 고객은 애플이다. 폭스콘은 아이폰 생산만을 전담하는 공장을 중국 내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수십만명의 생산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애플이 공급망 조달처로 중국을 떠나는 순간, 폭스콘을 비롯한 수많은 중국 기업들 역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애플은 최근 에어팟 등 몇몇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탈중국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형 에어팟 생산량의 30%를 중국이 아닌 베트남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탈중국 시도 역시 아직은 몇몇 액세서리와 맥프로 등 일부 제품이 그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애플은 중국 IT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애플과 중국은 서로 손을 맞잡고 있음과 동시에 서로의 멱살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국 정치권과의 원활한 관계

애플은 막대한 고용 창출 효과를 기반으로 중국 정치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섣부른 보복 조치로 애플의 탈중국화를 가속하길 원하는 중국 정치인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이는 애플이 전형적인 하드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 시민들의 사상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커뮤니티, 콘텐츠를 가진 구글과 페이스북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애플은 우수한 품질과 고품격 디자인을 갖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판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러한 애플의 상품과 전략에 만족하고 있다.

일부 모바일 앱 콘텐츠에 대해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지만, 애플은 철저한 사전 검열을 통해 이러한 가능성마저 줄이고 있다. 즉, 애플은 중국 당국의 검열에 부딪힐 일이 별로 없다.

최근 홍콩 보안법 이슈로 미·중 무역전쟁이 경제에서 정치 분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는 소셜미디어 분야에 한정되며 애플과 같은 제조업 기반의 하드웨어 기업에 칼날을 들이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공급망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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