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다가 애플에 밀린 노키아

한때 세계 최대 휴대폰 회사였던 노키아는 애플 아이폰이 주도한 스마트폰 패러다임에서 참패하고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고, 그 시장은 노키아가 틀어쥐고 있었지만 지금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스마트폰의 역사는 아이폰에 의해 시작되었다.

노키아가 무너진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노키아 이사회 의장인 리스토 실라스마가 쓴 책 '노키아의 변신'을 보면  통신사를 상대하는 방식도 노키아의 몰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노키아는 그동안 해오던 대로 통신사들이 해달라는 대로 해준 반면, 애플은 통신사들이 원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과거에 없던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아이폰이 나오기 전부터 노키아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갖고 있었다. 심비안이었다. 심비안에 대해 당시 노키아 이사회 멤버로 있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노키아는 이내 기계적으로 아이폰에 필적할만한 기기를 들고 나왔다. 하지만 노키아 스마트폰의 물리적 디자인은 세련되어 보였음에도 그 폰의 심비안 운영체제는 전혀 능률적이지 않았다.

심비안에는 사용자들이 좋아하지 않는 요소가 많았다. 가장 짜증 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사용자가 기본적인 것을 하려고 시도할 때마다 계속 승인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심비안 앱을 하나 설치하려 할 때면 심비안은 진짜로 그 앱을 깔기를 원하는지 데이터 요금이 청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일부 가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여전히 원하는 게 확실한지 따위를 묻는 '예', '아니오' 질문에 답하고 여러 단계를 밟아나가도록 했다.

노키아가 이처럼 성가신 소프트웨어 프롬프트를 강요한 것은 부분적으로 AT&T, 버라이즌, 텔레포니카 같은 자사의 통신사 고객 때문이었다. 이 통신사들은 가외 비용 청구에 불만을 표시하는 최종 사용자에 대해 편집증적이었기 때문에 노키아가 사용자에게 허락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대다수 사용자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신경쓰는 것이라곤 접속할때마다 허락을 구하는 거추장스러운 운영체제였다. 사용자는 때로 앱을 로딩해서 시작하려면 무려 아홉 차례나 '예'를 클릭해야 했다.

애플은 노키아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애플은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과 기존 관계가 없는 신참 기업으로서 애플은 규칙을 새로 조정할 수 있었고 최우선적 규칙은 사용 편의였다. 통신사가 자기의 운도 모르고 그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애플은 거기에 동의하는 다른 통신사로 돌아설 것이다. 아이폰이 잘 팔리기 시작하자 애플은 어떤 통신사에든 "이것이 우리의 계약 조건이다. 만약 거기에 서명하지 않으면 당신의 경쟁사가 대신 서명할 것이다. 싫으면 관둬라."라고 큰 소리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그들은 모두 그 조건을 수락했다. 결과적으로 애플 사용자는 폰을 가지고 과거에 가능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손쉽게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다.

노키아는 자사가 그 통신사들에 쉽게 맞설 수 있다거나 맞서야 한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들의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전략을 고수했다.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딜레마였다. 즉 당신이 뭔가를 잘하고 있을 때는 사업 파트너나 고객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불합리한 측면을 수정하지 않으려고 합리화할 수 있다.

테크잇 뉴스레터를 전해드립니다!

오피니언 기반 테크 블로그 'TechIt'
테크 비즈니스를 보는 다양한 통찰들을 이메일로 간편하게 받아 볼 수 있습니다.

About the author

endgame
endgame

테크 블로거 / 공유할만한 글로벌 테크 소식들 틈틈히 전달하겠습니다

No more pages to load


TechIT

테크 비즈니스를 보는 다양한 통찰 '테크잇'

독자 여러분들께서 좋은 의견이나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 양식에 따라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Cont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