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는 패션 시장? 행동경제학으로 주식 시장 보니…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주류 경제학 관점에서 주식 시장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까? 그렇게 생각지 않는 경제학자들도 많다.

로버트 실러도 그중 하나. 그는 인간의 행동은 주류 경제학과 달리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는 행동 경제학을 금융 시장에 응용해, 90년대 인터넷 주식 열풍이 조만간 거품이 될 운명이라고 봤다. 

니알 키시타이니가 쓴 <경제학의 모험>에 이와 관련한 내용이 나와 있는데, 90년대 주식 시장은 합리적인 경제보다는 패션 쪽과 훨씬 더 닮았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바에 따르면 기업이 건전하게 이익을 낼 때 주식의 가치가 높아야 한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기업 전망에 대해 자신이 끌어모을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서 어느 주식을 살지 결정 내려야 한다. 시장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이렇게 한다면 주식 가격에 활용 가능한 경제 정보를 전부 반영하는 셈이 된다. 합리적인 태도 덕분에 금융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보장 받는다.

경제학자가 소위 말하는 효율적 시장 가설에선 이렇게 가는 것이 정상적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기업 이익 등락 폭보다 주식 가격 등락 폭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사람이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보이는 비합리적인 행동이 성장 가도를 신나게 달리던 주식 시장 이면에 숨어 있었다. 실러가 살펴본 결과 1990년대 주식 시장은 합리적인 경제학보다 패션계와 더 닮았다. 어느 해엔가 커다란 선글라스가 유행을 타서 많은 사람이 이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자 더 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이 열풍에 동참하고 싶어 했다. 상승 일변도인 주식 시장은 주식 가격을 빌려 표현한 경제 유행에 불과하다.

이따금 경제학자가 주식 시장을 사람 떼라고 묘사한다. 수천 명이 돌진하며 앞서 달리는 사람을 뒤쫓는다. 혹은 회오리바람에 실린 비누 거품이라고 표현한다. 주식 가격이 바람을 타고 끝없이 위로만 올라가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는 이웃이 기술 관련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너도나도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 가격이 계속 오르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 때문에 주식 가격이 더 없이 치솟자 더욱 믿음을 굳건히 다졌다. 하지만 이 때 사람들이 주식을 샀던 이유가 기업 상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따라서 주식 가격이 기업의 실질 가치와 아무 연관이 없었다. 투자자는 불건전한 회사에 돈을 쏟아부을 위험에 처했을 뿐 아니라 경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도 못했다.

지금의 테크 주도 주식 시장은 로버티 실러가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해진다. 유니콘 스타트업들에 대한 가치 평가, 다수 암호화폐들에 대해서는 실러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관점에서 볼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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