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는 왜 이리 까칠하게 행동할까?

테크 저널리스트인 클라이브 톰슨이 쓴 책 <은밀한설계자들>을 읽다가 아주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으니 바로 프로그래머들 중에서 까칠한 성향이 많은 이유다.

나도 구체적인 근거는 없이 그동안 개발자들 중에서 무뚝뚝하고 까칠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왔는데, 아예 뜬금포는 아니었나 보다.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개발자 정보 사이트 스택오버플로우를 만든 사람 중 하나인 제프 앳우드를 인터뷰하면서 '프로그래머는 왜 이리 까칠하게 행동할까?'를 주제로 나눈 대화를 공유했다. 스택오버플로우에서 올라온 질문들에 대해 까칠하게 대답하는 이들을 두고 오간 얘기였다.

앳우드에 따르면 프로그래머는 왜 이리 까칠하게 행동할까? 란 자극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루종일 컴퓨터를 다루며 작업하는 것은 꼴도 보기 싫을 만큼 까칠한 동료와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란다.

"사무실의 동료가 모두 까칠한 사람들 뿐이라면 당신 역시 금방 그렇게 될 거예요." 앳우드는 말했다.

"사실 컴퓨터야말로 까칠 대마왕이죠. 당신이 아주 작은 실수라도 저지르면 기다렸다는 듯 틀렸다고 지적합니다. '세미콜론'을 하나 빠트렸을 뿐인데 말이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빌어먹을 세미콜론 하나 빠트린 실수로 우주선이 불덩이가 된 일도 있으니 말이에요.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에서는 화성탐사선 매리너 1호를 발사하였으나 버그로 인해 탐사선이 궤도를 이탈해 인구 밀집 지역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커지자 강제로 폭발시켰다. 이 버그는 한 글자를 잘못써서 생긴 것으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버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만약 컴퓨터 같은 사람이 있다면 정말 밥맛일 거에요. 남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죠." 앳우드가 말했다. 확실히 프로그래밍 언어 컴파일러는 프로그램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면 여지 없이 에러 메시지를 출력한다. 에러 메시지는 명확할 때도 있지만 수수께끼 같을 때도 있다. 버그를 해결해야 할 때, 프로그래머는 철저히 혼자다. 컴퓨터는 자신과 전혀 상관 없다는 듯,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채 프로그래머가 좀더 명확히 프로그래밍 하기를 기다릴 뿐이다.

결국 하루종일 컴퓨터하고 일하면, 성격이 자기도 모르게 남들에게 까칠하게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의 특성이 사람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봐도 되는것일까?

"프로그래머가 습관적으로 규칙을 들먹이는 이유는 규칙에 죽고 사는 까칠 대마왕 컴퓨터를 다루며 일하기 때문이죠. 프로그래머들의 자유방임주의적인 혹은 능력주의적인 태도는 컴퓨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한 마음 가짐은 그리 바람직스럽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머를 컴퓨터 만큼이나 규칙에 매이는 사람으로 생각할 정도니 거의 직업병과 같다고 봐야죠. 물론 모든 프로그래머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볼때 절반 이상의 프로그래머가 그러합니다.

앳우드는 스스로도 개발자이지만, 개발자들의 까칠한 성향에 맞춰 사는 것은 쉽지 않았나 보다.

앳우드는 4년 동안 스택오버플로우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이서로 예의 바르게 건설적인 의견을 나눌수 있도록 힘썼다. 그의 노력은 상당히 성공적이었고 스택오버플로우에는 프로그래머에게 도움이 될만한 귀중한 정보가 많이 쌓였다. 그러나 끊임없이 프로그래머들을 다독이며 관리하는 일은 앳우드를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2012년 스택오버플로우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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