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과연 도시 교통의 해결사 될까?

때때로 우리는 과학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품곤 한다. '과학 만능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과학이 주는 혜택에 대해 이미 익숙해 있다. 마치 신형 스마트폰을 장만하면 내 삶이 더욱 편리하고 만족스럽게 변모할 것 같은 기대처럼 말이다.

물론, 현실은 만만치 않다.

자율주행차 역시 다르지 않다.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치 않는 자율주행차는 많은 것을 가능케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율주행차의 연구·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그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대학에서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애덤 밀러드볼(Adam Millard-Ball) 교수는 자율주행차의 어두운 이면에 대해 연구했다. 그가 주목한 부분은 '주차' 문제다. 인구 밀집 지역의 대도시는 항상 공간 부족에 시달린다. 주차 공간 확보는 가장 어려운 숙제 중 하나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주차장이 필요치 않다. 원하는 곳에 내린 후 차량은 도로 위를 계속 맴돌면 된다. 이른바 오토-크루징 기능이다. 불법 주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도로를 계속 달리는데 필요한 비용(연료비나 전기료)이 들겠지만, 대도시 주차 요금에 비하면 오히려 저렴할 것이다.

연료비(전기료) vs. 주차료

애덤 밀러드볼 교수는 자율주행차의 오토-크루징 기능이 도시 교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교통 시뮬레이션 모델을 이용해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를 예로 들면, 시간당 주차요금은 약 3달러인데 반해 오토-크루징 비용은 시간당 50센트에 그쳤다. 1/6 비용으로 주차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발생했다. 자율주행차가 도시 교통 흐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밀러드볼 교수는 샌프란시스코에 2,000대의 자율주행차가 오토-크루징 기능으로 돌아다니면 주요 간선도로의 평균 주행 속도가 시속 3~4km까지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차 요금을 아낀 대신 교통 혼잡을 유발한 셈이다. 도로가 더 혼잡한 런던이나 싱가포르, 스톡홀름, 도쿄, 서울 같은 대도시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밀러드볼 교수는 결국 주차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극심한 도로 정체를 일으켜 도시 교통을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자율주행차의 미래가 현재 도시 교통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신기술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동반한다. ⓔ

"자율주행차의 오토-크루징 기능은 적어도 도심에선 쓸 수 없는 기능이 될 것이다. 미래 도시에는 자율주행차를 대상으로 진입료를 받거나 혼잡 통행세를 내도록 하는 정책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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