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에 오히려 돈 내라고 한 이유

탈레스 S. 테이셰이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디커플링을 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얘기를 접했다.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이었다.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들을 이용해 스트리밍으로 성장하자 컴캐스트는 수익금의 일부를 댓가로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전달되는 인터넷 트래픽에 대해 데이터의 내용이나 유형을 따지지 않고 이를 생성하거나 소비하는 주체에게 차별없이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앞세워 캠캐스터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컴캐스트는 넷플릭스의 데이터 사용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인터넷 서비스 속도가 느려지도록 만드는 '스로틀링' 방법을 사용해 넷플릭스를 곤경에 빠뜨렸다.

소비자들은 이 상황에서 어느 회사에게 항의했을까?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컴캐스트에게 돈을 내기로 결정했다. 이후 넷플릭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에 돈을 내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알고 있었든 아니든 그는 컴캐스트의 주장대로 컴캐스트가 넷플릭스를 위한 공급자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로 넷플릭스는 현재 컴캐스트의 배급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저속 및 초고속 인터넷을 판매한다. 전자는 월 30달러 정도, 후자는 월 60달러에서 100달러다. 하지만 두 서비스 모두 한계 비용은 비슷하다. 필요한 인프라가 이미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컴캐스트가 무얼 판매해도 비용이 더 들지 않는다. 고속 인터넷과 저속 인터넷 사이의 가격 차이는 컴캐스트에게 완전한 순이익이나 다름 없다.

이 같은 논리로 헤이스팅스는 컴캐스트 고객들이 초고속 인터넷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건 넷플릭스 때문이니 돈을 내라고 주장한다. 넷플릭스 덕분에 컴캐스트가 프리미엄 통신 서비스 매출을 늘렸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고객 가치 사슬의 가운데에서 디커플링을 함으로써, 사실상 컴캐스트에게 최고의 이윤을 남기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 주장을 근거로 넷플릭스는 오히려 컴캐스트에게 수익의 일부를 요구한다. 헤이스팅스는 공개적으로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에게 돈을 지급해야 할 것이 아니라 컴캐스트가 넷플릭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하나고 주장했다.

헤이스팅스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이런 주장을 펼쳤고 급기야 연방통신위원회에 청원을 올린다. 컴캐스트는 휴전을 선언했다. 결국 컴캐스트와 넷플릭스는 서로 어떤 돈도 지불하지 않기로 한다. 넷플릭스를 공격함으로써 자사 성장세 하락을 막으려던 컴캐스트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저자는 컴캐스트의 대응에 대해 기존 기업의 성장 정체 이면에 존재하는 보다 근본적인 요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넷플릭스가 성장하면서 컴캐스트는 넷플릭스를 수익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광대역 인터넷 비즈니스를 이끌어주는 채널 파트너로 대우하지 않고 쇠퇴하는 케이블TV 비즈니스의 경쟁자로 취급했다. 넷플릭스가 자사 고객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속도를 줄임으로써 즉 자사 고객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법을 사용해 넷플릭스라는 파트너에게서 가치를 확보하고자 했다. 컴캐스트는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의 귀중한 자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런 대응이 자사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지 않은 채 넷플릭스를 공격했다. 컴캐스트는 믿을만한 오락, 통신, 정보를 원하는 고객의 궁극적인 요구를 간과했다.

넷플릭스는 고객들의 진화하는 요구에 순응했다. 컴캐스트는 고객의 욕구를 따르는 선택 대신 자원을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그때 문에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했다. 컴캐스트는 고객들의 진화하는 욕구에 부응하기는 커녕  고객들을 위험에 처하게 함으로써 자사 케이블 텔레비전 사업부의 성장 정체에 아주 부실한 방법으로 대응했다. 기존 기업과 스타트업은 종종 같은 상황을 놓고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보인다. 컴캐스트는 자원의 고갈을 겪은 반면 넷플릭스는 고객들의 서비스 구독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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