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포인트식 압축엔 메시지 손실이 따르기 마련이다

파워포인트로 요약된 자료는 깔끔해 보이지만 맥락을 파악하기가 의외로 만만치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파워 포인트 자체가 의미를 입체적으로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요인인 것 같다. 메시지 전달 수단으로 파워포인트의 한계를 지적하는 실제로 적지 않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문영미 교수가 쓴 디퍼런트를 봐도 파워포인트식 정보 전달은 미래지향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압축에는 항상 손실이 따르기 마련이다. 예일 대학에서 정보전달을 연구하고 있는 에드워드 퍼프트 교수는 파워포인트의 인식 유형이라는 논문을 통해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정보 전달의 특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 터프트 교수는 과잉단순화와 형식적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만약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파워포인트를 사용해 얘기한다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파티에 와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대학생 시절 읽었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의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라는 책도 인용했다. 책에서 파인만은 정보를 전달하는 두가지 접근 방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첫째 파워포인트적인 방식이다. 파워포인트적인 방식은 세부적인 사항들을 계속적으로 제거해 나가서 결국 그 핵심만 남기는 방식을 말한다. 두번째는 이와 정반대의 접근 방식이다. 이는 현상의 복잡성은 그대로 놓아두고 관찰자의 시선만 이동시키는 시선 바꾸기 방식이다. 시선 바꾸기 방식은 세부적인 정보를 제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차원으로 관점을 이동하면서 새롭게 해석을 시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책에서 파인만은 후자의 방식을 선택한다.  그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바탕을 다양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기워 나가면서 커다란 융단 하나를 완성하고 있다. 파인만을 정말로 수많은 천조각들을 가지고 화려하고 치밀하고 완벽한 작품 하나를 만들어낸 거이다. 파이만은 언젠가 꼭 한번 저녁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드는 사람이다!

아마존에서 12년을 일했던 박정준씨가 아마존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책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보면 아마존에서도 파워포인트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회사들처럼 간단히 강조할 포인트들을 멋진 차트와 함께 슬라이드로 정리하여 발표자가 열정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장면은 아마존에서 보기 힘들다. 그 대신 사용되는 것이 6페이저라고 부르는 A6 용지 여섯장짜리 내레이션 문서다. 이 6페이저는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별다른 추가 설명 없이 끝까지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하듯 써야 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도 파워포인트 기반 커뮤니케이션에 부정적이다.

베조스 회장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에게는 편리하고 청중에게는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한다. 발표자는 자신의 화술에 따라 강조할 부분을 부각하고 은근슬쩍 넘어갈 부분은 적당히 감출 수 있다. 전체 내용의 일부만이 슬라이드로 청중에게 재단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중간중간 질문이 필수적인데, 이런 질문들은 미팅의 흐름을 방해하기 일쑤다. 또한 발표자의 역량이 내용을 좌우하며 실제로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내용이 멋지게 포장될수도, 반대로 아주 좋은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청중들이 각기 다른 내용으로 이해해서 차후에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모든 내용이 글로 표현되는 6페이지는 발표자에게는 어렵고 청중에게는 편한 방식이다. 빠르면 몇시간안에 준비되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달리 6페이저를 작성하는데는 보통 몇주가 걸린다. 시간 낭비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발표자는 꼼꼼하게 생각하고 조사하고 쓰고 고치는 작업을 반복하며 스스로 주제에 대한 명확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게 된다. 흘러가는 말과 달리 온전한 문장으로 쓰인 글에는 도저히 숨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6페이저는 서체, 글자크기, 여백까지 정해진 포맷이 있는데 주로 버다나 폰트 10사이즈로 적고 여백은 상하좌우 여백이 가장 적은 '내로 '(Narrow) 스타일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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