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기업에서 데이터를 분석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을 비즈니스에 활용하자는 말은 화장실에 가면 휴지가 있고,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르다처럼 당연하고 지당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을 비즈니스에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많으냐?로 오면 확실하게 예라고 답할 수 있는 기업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스타벅스코리아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출신인 차현나씨가 쓴 책 데이터읽기의 기술에서도 이같은 메시지가 강조됐다.

실리콘밸리 기업 뿐만 아니라 언론, 광고까지 주변에서 모두 빅데이터, 빅데이터 하니까 당연히 우리 회사도 빅데이터로 무엇인가를 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 물론 어느 기업이나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쉽게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성과를 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기업의 데이터 수준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기업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지 않다. 실적과 매출을 집계하는 것은 논의의 편의성을 위해 데이터 분석 범주에서 잠시 제하도록 하겠다. 이번달에 얼마를 벌었는디, 우리 회사가 얼마의 이윤을 냈는지 계산하는 것은 세금을 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실 빅데이터가 필요한 일도 아니다. 정확한 회계를 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조직의 기본적인 시스템이나 보안 문제들도 있고 직원 개인의 역량이 빅데이터를 다룰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시스템이든 인력이든 기업의 현황과 관계 없이 조직의 윗분들이 실무자들을 쪼기 시작한다. 툴, 사람, 데이터가 있는데, 왜 성과를 가져오지 않느냐고 다그친다. 조직원의 이력이나 기술과 상관없이 빅데이터 조직을 만들어 발령을 내고 결과물을 가져오라는 기업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안다.

윗분들께서 원하시니 데이터로 뭔가 해야겠는데, 실제로는 제대로된 분석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IT중심의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여러 기업에서 아주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오프라인 비즈니스로 넘어가면 데이터와 비즈니스가 따로 노는 상황은 더욱 많이 벌어진다.

오프라인 브랜드에서는 근본적으로 데이터 분석에 관한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도 있다. 사실 데이터에 대한 전문적인 단어를 알고 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술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를 가지고 뭘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돈을 벌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을 해오세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와 관련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낱개 단위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구상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데이터 분석은 불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는 월마트의 기저귀 맥주 이후 빅데이터 성공 사례를 거의 보지 못한 듯 하다. 물론 실제로는 성공을 했다 해도 대외비라며 감출 수도 있겠지만 빅데이터 성공 사례는 홍보하기 좋은 예시이므로 오히려 더욱 과장되어 언론에 보도되어야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프라인 브랜드에 빅데이터 적용 사례가 적은 이유는 우선 매장을 가진 브랜드 대부분 데이터 보다 경험이 더 익숙한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데이터로 분석하여 테스트해보는 시간보다 자신의 노하우나 직감, 경험을 판매대를 움직여 보는 것이 훨씬 적은 시간이 걸린다.

데이터 분석에 대한 개념을 잘못 잡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한 도구들이 대시 보드의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를 테면 분석 언어로 사용할 수 있는 파이썬, SQL 등 코딩이나 쿼리라는 개념을 적용해야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들도 단순히 데이터 조회 화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개발이 끝나 클릭하면 나오는 그런 화면 말이다. 이런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조직이나 유관 부서에 실제로 배치되어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롭지만 흔한 일이기도 하다.

빅데이터 시대라는 말이 나온지가 정말로 오래됐는데, 왜 이런일이 생기는 걸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로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이 기업마다 다르다는 것을 꼽는다. 데이터 없이는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없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데이터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은 회사가 있다. 데이터 없이는 유지할 수 없는 회사보다 데이터가 없어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가 훨씬 많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이전에도 인간이 사는데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많았다는 것만 생각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데이터가 없어도 굴러갈 수 있는 회사는 많다. 그러나 온라인몰에서 원두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음료를 판매하는 곳이라면 아주 협소한 공간이라도 매장이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매장 건물이 없어지는 것이 커피 회사에는 훨씬 더 치명적이다. 데이터보다 더 회사 존립에 직결되는 것이 많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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