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백업(BackUp)하자!

2020년 새해가 밝기 하루 전인 2019년 12월 31일 저녁 ... 
한 해동안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을 정리하면서 노트북 PC에 담긴 각종 파일들을 NAS에 백업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족과 개인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 파일부터 각종 문서와 정보 파일을 하나하나씩 백업하면서 문득 한가지 두려움에 휩싸였다.

8년째 쓰고 있는 NAS의 하드에 오류라도 나면 어쩌지? 새 하드디스크를 사야 하나? USB 외장하드에 2차 백업을 해둬야 하나? 이 많은 파일들 중에 최후의 하나만은 살려야 한다면 뭘 살려야 하지?

생각이 여기까지 닿자, 엑셀 파일 하나를 폴더에서 꺼냈다. 지난 20년 간 사용해 온 각종 인터넷 서비스와 계정 정보 100여건을 저장해 놓은 파일이다. 이게 사라지면 제일 곤란하다. 불과 100KB 남짓한 작은 파일을 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저장할 수 있을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재미있는 백업 툴이 하나 눈에 띄였다.

로스트 테크놀로지의 복원일까? 'PaperBack'

현존하는 개인용 정보 저장 매체로 100년을 보증하는 매체가 얼마나 될까? 하드디스크는 수년, CD는 10년 남짓이 고작이다. 심지어 클라우드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 AWS도 종종 뻑(!)이 난다. 그러나 인쇄된 종이는 여건만 하락한다면 100년 이상 보존성을 발휘한다.

종이 백업툴 페이퍼백

페이퍼백(PaperBack)은 말 그대로 중요한 파일을 종이에 백업해주는 툴이다. 물론 그대로 종이에 인쇄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알 수 없도록 나름 암호화(!)된 2차원 바코드 형태로 종이에 인쇄한다. 인쇄된 종이는 서류 보관철에 고이 보관할 수 있다. A4 용지 1장에 최대 500K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고작 500KB라고? 이정도면 웬만한 텍스트 문서 수백장 분량이다. 정말 중요한 정보나 데이터 계정, 패스워드, 계약서, 자산 문서 등 텍스트 파일이나 PDF 파일을 담기에는 충분한 용량이다. (카테고리별로 잘 정리된 TB급 야동을 저장하려면 HDD가 유일한 대안이다 ^^) 

간단한 무설치 SW이다. 물론 윈도용 실행파일.

사용법은 간단하다.
배포 사이트에서 EXE 실행파일을 내려받은 후 더블클릭만 하면 준비는 끝났다. 설치 과정이 필요없는 포터블 파일이다. GNU 라이선스를 따르는 무료 소프트웨어다. 안심하고 쓰자. 파일을 실행 후 PRINT 버튼을 클릭, 변환하고자 하는 파일을 선택한 후 프린터로 인쇄하면 끝. 

이런 QR코드와 비슷한 2차원 바코드 데이터를 A4 용지에 인쇄해 저장한다

복구도 스캐너만 있으면 된다. 인쇄된 종이를 스캐너로 스캔을 한 뒤 파일을 복원하면 변환하기 전 파일로 그대로 복구된다. 인쇄된 데이터만 읽으면 되므로 (충분한 해상도만 제공된다면)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로 문서를 촬영한 후 변환한 BMP 파일을 읽어서 복원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직접 해본건 스캔 문서만이다).

인쇄된 2차원 암호 이미지를 페이퍼백의 스캔 기능으로 읽어들이는 과정

인쇄된 A4 용지 몇 장을 책장의 종이서류철에 곱게 끼워놓았다. 무슨 고대의 첨단 기술을 오늘에 복원한 기분이다. 

추억을 더듬어 보니 그 옛날 꼬꼬마시절 종로 세운상가에서 구입한 8비트 애플][ 컴퓨터의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 한 장 용량이 겨우 360KB였다. 그걸로 게임도 하고 각종 유틸리티도 실행하고 심지어 문서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게 그 당시 플로피 디스켓보다 용량이 많다. 

재미삼아 시작했는데 만들어 놓고 보니 의외로 괜찮다. "설마 이걸 복원할 일은 없겠지 ..." 싶지만 의외로 마음 한 구석이 든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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