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어디까지 해봤니?" 기내 인터넷은 어떻게 작동할까

20세기의 끝자락을 보내던 1999년 12월, 난생 처음 떠나는 해외 출장길에 생소한 장비 하나를 지참하는 일이 생겼다. 생소한 장비란 '노트북용 PCMCIA 무선 모뎀'을 말한다. WiFi나 LTE는 커녕 초고속 인터넷조차 없던 시절에 56Kbps의 속도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던 장비다. 노트북의 PCMCIA 슬롯에 무선 모뎀을 장착하고 공항 대합실 한 편에 노트북을 펼쳐 놓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신기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시절이었다. (설정이 복잡해 결국 인터넷 접속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20년이 지난 2019년 12월, 공항 대합실이 아닌 날으는 항공기 안에서 인터넷을 즐기는 세상이 왔다.

출처: C모 커뮤니티

최근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기내 위성인터넷 사용기 - GoGo Inflight 라는 글이 올라와 큰 주목을 끌었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생겼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써본 사람은 많지 않다. 고도 1만m 상공에서 시속 800km 이상으로 날으는 항공기에서 인터넷 서비스는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The Magical Science of Wi-Fi on Airplanes ¦ OneZero

온라인 IT매거진 OneZero의 기사'The Magical Science of Wi-Fi on Airplanes'를 살펴보면,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상 중계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위성 중계를 이용한 방식이다. 두가지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기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 GoGo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지상 중계 방식 (Air to ground (ATG) system)

항로 아래 지상에 중계기를 설치해 데이터를 주고 받는다

지상 중계 방식은 지상에 중계기를 설치해 위로 전파를 쏘아주는 방식이다. 항로를 따라 일정 간격으로 지상 중계탑을 설치, 항공기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SKT나 KT의 이동통신망시스템과 거의 같은 형식이다. 다만 대상이 조그만 휴대폰이 아닌 거대하고 엄청나게 빠른 항공기라는 것 뿐. 

비교적 간단한 시스템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중계기를 설치할 수 없는 바다 위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 북미 내륙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기에서만 가능한 방식이다. 게다가 800MHz라는 비교적 긴 파장의 주파수를 사용하므로 인터넷 속도가 최대 10Mbps로 제한된다.  

위성 중계 방식 (Satellite system)

정지궤도에 위치한 인공위성과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위성 중계 방식은 말그대로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위성 중계 방식은 ATG 시스템에 비해 사각 지대가 적다. 정지궤도에 위치한 인공위성과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에 북극과 남극 지방을 제외한 지구촌 전역 상공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파장이 짧은 Ku밴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최대 100Mbps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이만하면 넷플릭스로 영화 감상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반면, 항공기에 무겁고 정밀한 위성 안테나를 달아야 한다. 적도 위 3만6000km 상공의 위성과 통신해야 하므로 유튜브 감상 같은 스트리밍 환경은 좋으나 웹서핑 같이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주고받는 환경에서는 반응이 느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상 중계 방식보다 요금도 더 비싸다.

위성 중계 방식의 경우, 요금은 1시간에 1만원 전후. 경제성이 없어 보이는 비용이지만, 기내 인터넷 서비스 업체 GoGo의 조사 결과, 항공기 탑승권 예매 시 고려할 조건 톱10 중 7위에 오를 만큼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비스다. 적어도 기내 영화감상 제공 서비스보다 선호도가 높다. 

비싸다면 분명 비싼 요금이지만 꼭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선 꽤 매력적인 상품이다. 아직까진 개인보다는 비즈니스 출장 상품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GoGo는 2025년까지 기내 인터넷 서비스가 연간 300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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