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제가 아니라 구글 광고식 경매가 시장 경제의 미래다?

기술의 발전을 법과 제도가 받쳐주지 못해 이런저런 갈등과 충돌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진다.

타다를 둘러싼 논쟁도 결국은 기술이 가져온 변화와 기존 법제도 사이의 싸움이다. 싸움의 결과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겠지만 기술과 제도 사이의 간극과 거기에 따른 긴장관계는 앞으로도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술은 점점 제도를 배려하기보다는 흔들면서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기술과 제도 사이의 간극은 계속해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만큼, 기술을 따라가기에 바쁜게 아니라  현재 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보려는 대담한 상상이 활발해지도록 분위기를 잡아 주는 것도,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는 시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래디컬 마켓은 지금과는 다른 사회 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몇가지 사례를 공유하는 책이다. 공동 저자인  에릭 포즈너와 글렌 웨일은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나타고 있는 불평등과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자본주의나 사회주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는 모델들을 4가지로 나눠 제시한다. 

그중 하나다 경매다. 사유제산제보다는 경매를 통해 소유권이 수시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자원 배분을 효율화하고, 독과점도 막고,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돌아가는 혜택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사유재산제를 부정하는 것은 지금의 경제 환경에선 금기를 건드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저자들에겐 전혀 그렇지 않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사유재산제가 아닌 시스템에 기반한 자본주의를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는 얘기다.

독점자와 마찬가지로 지주는 공정한 가격을 제시한 첫번째 사람에게 판매하지 않고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이 나올때까지 버티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버티는 시간 동안 토지는 이용되지 않거나 적게 이용되기 마련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사유 재산권은 배분 효율성을  사실상 저해한다. 이는 단지 토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동질적인 재화를 제외한 모든 자산에 대한 사유 재산권은 배분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 사무기기, 자동화, 예술품, 가구, 비행기, 지적 재산권을 생각해보라.  경제적 규모가 절대 작지 않다. 실증 연구에 따르면 독점으로 인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과 우리가 아래에서 논의할 관련 문제들로 인한 생산량의 감소가 매해 25%를 상회한다.

정치경제학자들은 사유 재산권으로 인한 독점 문제를 우려했으며, 중앙집중식 계획 경제에 대한 대안을 찾아왔다. 한 대안은 토지와 같은 자연의 선물은 국가가 소유하면서 경쟁적으로 관리하되 인공자본-사람이 생산한 유용한 재화-은 그것을 생산한 사람이 보상바도록 사적 소유를 허용하자는 것이었다.

경매는 사유재산권를 대신할 좋은 모델이다.

정부는 어떤 토지를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할 것 같은 사람에게 임대하고 해당 토지에 대해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현행 임대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이런 방식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토지를 임대할 수 있을 뿐 소유할 수는 없다. 토지에 대한 사유 재산권이 철폐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새로운 개념은 처음에는 어불성설처럼 들린다. 10년전만 해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아파트를 온라인으로 밀려주는 일은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 그러나 여러분이 매일 방문하는 인터넷 공간과 페이스북의 광고 공간을 할당하는데 이미 비크리의 아이디어가 쓰이고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이 공간들은 몇초마다 끊임없이 비크리가 제안한 경매 제도를 이용해 해당 시점의 최고액 입찰자에게 재할당되고 있다.

윌리엄 비크리가 제시한 경매 시스템에 따르면모든 재산이 공동 소유되며 이를 임대하고 사용할 권리가 끊임없이 경매에 부쳐지는 세상 말이다.  다른 사람이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최고 입찰가를 제시한 사람이 해당 재화나 재산을 사용한다. 

경매는 정부에서도 쓰고 있다. 로널즈 코즈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정부가 미리 정한 가격을 특정 주파수 대역을 양도하거나 판매하지 말고 경매를 이용하라고 설득했다. 여기에 발맞춰 경제학자 로버트 윌슨, 폴 밀그롬, 프레스턴 매커피는 비크리의 연구에 기반해 주파수 경매를 위한 경매 제도를 고안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일시적으로만 독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주파수 경매는 부정기적으로 행해지며 최고액 응찰자는 몇년, 몇십년을 계속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가 과거에 최고액으로 입찰했더라도 현재의 최고 입찰자가 아닐 수도 있다. 주파수 경매 시장은 새로운 사용자에게 주파수 대역을 효과적으로 재할당하지 못하고 인터넷 광고 경매는  훨신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오직 연속적으로 작동하는 제대로된 경매 제도만이 독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배분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

경매가 사유재산제를 모두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끊임 없이 작동하는 경매 제도는 투자 효율성의 측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더 높은 가격의 입찰자가 나타날 때마다 사용하고 있는 재산을 양도해야 한다면, 해당 재산을 관리하고 개선할 이유가 없어진다.  집이라면 굳이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것이다. 헨리 조지의 토지세 제안처럼  비크리 코먼스도 사람들에게 충분한 투자의 유인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한 한가지 방안은 투자 효율성이 배분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영역에서는 사유 재산제를 사용하고, 배분 효율성이 투자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영역에서는 경매 제도를 통해 자산을 할당하는 공동 소유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현재 미국의 소유권 제도는 이런 방식을 조금 흉해내곤 있긴 하다. 대부분은 사유재산제를 사용하지만 정부가 소유한 엄청난 자원은 임대하거나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때론 주파수처럼 경매 제도를 활용한다.

저자들은 경매 방식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보편적인 혜택을 제공하는데도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경매로 어떤 자산을 소유하게 되면 거기에 따른 세금이 부과된다. 세율은 자산을 그냥 갖고만 있거나 비효율적으로 쓰면 부담스럽지만, 생산적인 일에 제대로 쓰는 경우에는 감당할만한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거래는 활발해질 것이고, 세수도 늘어날 것이다. 거둬들여진 세금은 사회 다른 구성원들에게 배분된다. 

개념상 공동 소유 자기 평가세는 사회와 소유자의 공동 소유제라 할 수 있다.  소유자는 일종의 임차인이 된다. 임차 계약은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용자가 나타나면, 종결되며, 새로운 사용자가 계약을 이어받는다. 중요한 점은 이 제도는 중앙집중식 계획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가격을 정하지도 자원을 배분하지도 작업장을 지정하지도 않는다.  

공동 소유 자피 평가세를 통해 이런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 소유자는 높은 가격에 따른 높은 세부담을 우려해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다.  우리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세율을 적용해 보면 자산 가격은 현재보다 약 3분의 2에서 3분의 1까지 떨어질 것이다. 공동 소유 자기 평가세를 통해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이 불합리해지고, 재화를 소유하는 것이 임대하는 것처럼 된다면 거래를 어렵게 하는 소유 효과는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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