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산업,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걸 과연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국내외 암호화폐 업계가 요즘 안팎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11월 들어 열흘 남짓 만에 비트코인 거래가가 9천달러 대에서 6천달러 대로 폭락하면서 시장이 공황 상태로 빠지는가 하면 ... 27일 저녁에는 국내 1위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600억원 상당의 자금이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만 이틀이 다되어 가지만 이게 외부 해커의 소행인지 내부자의 소행인지도 오리무중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털린 사례는 수없이 많다. 올해 털린 사례만도 한움큼이다. 

올해 털린 거래소 자금을 모두 모아보면 1천800억원이 넘는다. 지난 2018년 국민 메신저 기업 카카오의 한 해 영업이익(730억)의 2.5배 규모다. 쉽게 말하면 카카오 직원 3천명이 2년 6개월 동안 열심히 벌어서 남긴 돈을 도둑맞는 걸로 다 날린 셈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28일에는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가 횡령·배임으로 피소되는가 하면 ...

모 암호화폐 거래소 회장이 전·현직 직원들을 구타하고 협박해 현금과 가상화폐를 뜯어낸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은 기막힌 사례도 등장했다.

심지어 대표가 야반도주하는 거래소까지 나왔다. (참 가지가지한다)

오죽하면 '닥터 둠'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다시 한 번 '꿈 깨라'고 일침을 날리겠나 (물론 이 양반은 암호화폐를 전형적인 '사기' 사례로 보는 강경 암호화폐 비관론자임을 감안해야 한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건 이런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단 이틀 만에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 은행 강도 사건은 1년에 한 건 가량 발생한다. 그러나 대개 지방 농협 지점이나 저축은행에서 수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 털리는 게 대부분이다. 현금수송차 탈취 사건은 10년에 한두 차례 발생한다. 피해 금액도 1~2억원 정도다. 대부분 며칠 내로 범인이 잡힌다.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은행 본점이 강도를 당해 현금이 털린 사건이 일어났다고 ... 아니 600억원을 실어 나르는 현금수송차가 탈취당했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아마 일주일 내내 범인을 잡는다고 온 나라가 떠들썩할 것이다. 현금수송업체는 연일 성명을 발표하고 은행 행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책임을 지겠다고 머리를 숙일 것이다. 은행이 파산한다는 헛소문이 돌아 많은 사람이 예금 찾으러 몰리는 바람에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다. 수사에 나서는 경찰도 언론과 여론의 눈치를 보긴 마찬가질 것이다. 행여 수사 진척 상황이 느리기라도 하면 가차 없이 질책을 당할 것이다. 어쩌면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가 나서서 입장을 발표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작금의 암호화폐 업계 어떤가? 조용하다.
오늘도 네이버 경제 뉴스 코너에는 연말 대기업 인사 소식들이 톱에 오를 뿐이다.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진지한 비판은 보이지 않는다. 공염불에 그치는 '거래소 보안 강화' 타령이 전부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산업의 면모일까? 과연 이걸 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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