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기업 합병의 세계, 세기의 빅딜은 왜 잘못된 만남으로 끝나는가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 소식으로 한국와 일본 인터넷 업계가 시끌벅적하다. 세기의 빅딜이라는 표현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세기의 빅딜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기업간 대규모 합병들이 끝까지 세기의 빅딜이었던 것은 아니다. 세기의 빅딜로 시작했다가 잘못된 만남으로 끝나는 우울하고 비참한 빅딜들이 적지 않다. 확률로만 치면 2000년대 이후 IT업계에서 세기의 빅빌은 우울하고 비참한 빅딜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았나 싶다. HP와 컴팩의 세기의 빅딜이 그러했고 타임워너와 AOL이 연출한 세기의 빅딜 또한 그러했다. 특히 타임워너와 AOL의 합병은 세기의 빅딜이 단숨에 최악의 빅딜로 변신하는 반전, 그것도 대반전의 드라마였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 미히르 데사이 교수가 끈 '금융의 모험'에 따르면 합병은 결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깨지는 결혼을 파고들면서 깨지는 합병도 그려볼 수 있다.

그러면 AOL과 타임워너의 결혼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거의 모든 것이 잘못됐다. 사실 이 합병에서 일어난 잘못은 무엇이 합병의 성패를 가르는지를 둘러싼 세간의 금융 이야기에서 재앙만 추려놓은 각본처럼 보인다. 그뿐 아니라 이야기를 조금만 수정하면 AOL과 타임워너의 잘못은 무엇이 결혼의 성패를 가르는지를 둘러싼 세간의 결혼 이야기에서 재앙만 추려놓은 각본으로도 아주 쉽게 바뀔 수 있다. 단지 회사를 사람으로 바꿔 읽기만 하면 된다. 여러분이 보기에 얼마나 말이 되는지 보라

저자는 크게 8가지 측면에서 AOL과 타임워너의 잘못된 만남을 지적한다.

1.실사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타임워너는 한번도 제대로 실사를 하지 않았다. 실사란 인수할 회사의 재무 및 영업 내용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타임워너는 나중에서 합병 상대방의 회계 장부가 상당이 큰 폭으로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러한 회계 조작은 1990년대 중반의 화끈했던 성장률이 식기 시작하면서 조장된 AOL의 공격적인 영업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기업은 자신을 매물로 내놓을때 재무제표를 으레 더 좋게 보이도록 꾸민다.

2. 자기 조직의 빈틈을 메우는 것은 합병의 전략이 못된다.

(당시 타임워너 CEO) 레빈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적응하려고 분투하다가 급변하는 기술 변화에 뒤쳐진 상태를 한방에 벌충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체적으로 디지털 능력ㅇ르 구축하려는 노력은 늘 지름길만 택하슨 식이었고, 성공에 필요한 자원이 투여되지는 않았다. 그대신 레빈은 자기 회사의 빈틈을 메울 요량으로 AOL과의 합병에 회사 운명을 걸고자 했다.

3. 시간에 쫓기며 서두르는 것은 나쁜 의사 결정을 초래한다.

레빈은 타임워너에서 자기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이 다가옴에 따라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한편 스티브 케이스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터넷 회사에 대해 가치 평가가 붕괴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따로 조언을 거의 받지 않고 일을 추진했고, 충동적으로 회사의 합병을 결정했다.

4. 시너지는 항상 과장되기 마련이다

합병 분야에서 도처에 만연하는 유행하는 시너지다.  AOL과 타임워너에 대한 대표적인 시너지는 교차 판매의 기회와 콘텐츠의 공유였다. 하지만 기업 문화와 마케팅상의 이유로 그러한 기회는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AOL과 타임워너는 합병 후에도 사실상 여러모로 다른 회사로 유지되었으며, 두 회사가 함께 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할만한 일은 없었다. 시너지를 실현하기 위해 피인수 기업을 신속하게 바꿀 수 있으리라는 장밋빛 전망에는 보통 근저에 놓인 까다로운 숙제를 은폐하는 화려한 언어와 들뜬 감정이 동반한다.

5. 통합의 비용은 언제나 과소 평가되기 마련이다

실제 합병 작업의 어려움은 협상 타결 시점에 은행가들이 내놓는 예측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AOL과 타임워너의 사례를 보면 공동 전자우편 플랫폼을 채용하는 것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 통합 과정이 고통스러우리라는 사실은 일찍부터 분명했다. 근거없는 예상은 당신의 적이다는 말은 여기에도 해당된다.

6. 비대칭적 합병은 쉽지만, 가치가 제한적이고, 대등한 합병은 끔찍하게 어렵지만 잠재적인 보상은 매우 크다.

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비대칭적 합병은 지배하는 회사가 변화와 절약을 힘으로 강제할 수 있기 때문에 추진하기는 쉽다.  하지만 그다지 큰 가치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대등한 회사까지 하는 합병은 의사 결정을 함께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놀라울 정도로 어렵지만, 1+1=3이라는 논리를 기대라도 해볼 수 있는 유일한 경우다. AOL과 타임워너는 세상에서 최악의 사례였다.

7. 연달아 합병을 하는 인수자는 문제가 많다.

거대한 합병을 연달아 치르면서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회사는 그러한 거래의 전율에 중독되기 쉽다. 그로 인해 실질적인 합병에 따르는 고된 작업과 통합된 회사의 관리에 대해서는 의욕을 상실하기 쉽다.

8. 궁극적으로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와 현장 업무와 실행이다.

합병을 경험한 사람들은 문화와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다. AOL과 타임워너 합병은 교차 판매의 기회와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이 합병의 동기가 되었지만 그럴수도 있는 가능성 자체가 뿌리 깊은 문화적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했다. 결국 2000년에 AOL과 타임워너가 분리되었을 때 스티브 케이스가 트위터에서 말한 결론은 과연 이러했다. "토머스 에디슨은 실행 없는 비전은 환상이다"라고 말했다. AOL과 타임워너를 아주 잘 요약해주는 말이다. 리더십의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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