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의성과 노동의질 간 균형은 불가능한가? 어느 타다 기사와의 대화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기사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일자리로 봐야할까? 

매일매일 채워야 하는 사납금이 없어 회사 택시보단 낫다는 얘기들도 많고, 일부는 나름 괜찮은 소득을 가져간다는 말도 들리지만 현장에서 뛰는 기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정적인 직업으로 보기엔 이런저런 고충들도 꽤 있는 것 같다.

최근 타다를 이용하면서 기사에게 "타다 기사 일이 좀 어떠냐?고 물었더니 불만들을 꽤 쏟아냈다. 한달여전 이용한 타다 기사의 경우 이런저런 통제가 있기는 하지만 택시 같은 사납급이 없고, 일하고 싶은 만큼만 일할 수 있어 나름 괜찮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많이 풍겼다.

서비스 규모가 커져서 그런가? 기사 입장에선 근무 여건이 점점더 빡빡해지고 있고, 말못할 사정도 늘었다고 한다.

우선 얼마전까지만 타다 기사는 하루 70분 정도 유급 휴식을 가질 수 있었는데, 최근 정책이 무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타다 차원의 정책인지, 해당 차량 운영사가 입장을 바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유급 휴식 폐지를 놓고 기사들의 불만이 많다는 후문이다.

평점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내놓고 나쁘게 평점을 매기는 이들도 있는데, 이로 인해 해고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것에 대한 부담이 느껴졌다.

밤에 일하는 타다 기사들은 진상 고객과 마주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나와 얘기를 나눴던 기사도 밤에는 부담스러워 차가 막혀서 좀 힘들기는 해도, 주로 낮에 일한다고 한다.

타다에서 차량을 호출하면, 몇분 후 도착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런데 그것보다 늦게 올때가 있다. 서비스가 그런건데, 사용자들의 컴플레인을 받아줘야 하는 것은 타다 기사들의 몫이다.

타다측에 의견을 전달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렇기가 쉽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톱다운식이어서, 기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공간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이 기사는 언제까지 타다일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한 사람한테 들은 얘기를 일반화하는 것일 수 있지만, 검색만 조금 해봐도 타다 기사들의 애로 사항들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타다 기사들이 참여하는 인터넷 카페도 운영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동물병원갈 때 타다를 많이 이용하는데, 동물 알러지가 있는 기사라면 나같은 손님은 무척이나 부담스러울 것이다. 실제로 알러지 때문에 고생한 타다 기사도 있다고 들었다.

동물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타다 기사가 될 수 없게 하겠다는게 아니라면 서비스 안에 동물 동승 가능 옵션 하나 추가해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손님이나 기사나 서로 부담이 없을 텐데... 타다 정도 회사라면 서비스를 복잡하게 하지 않고도 이 정도 옵션을 추가할 역량은 충분할 것이다.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타다 기사에 대해 "최고의 일자리는 아니더라도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규직은 아니지만, 존중받으면서 일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한 만큼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라고 했지만 기사들과 의미있는 소통 채널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택시 환경에서 타다는 많은 이들에게 혁신 서비스로 다가올 것이다. 타다 같은 고도로 중앙집중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는 기존 택시 시스템과는 사용자 경험(UX)에서 확실한 우위가 있다. 이런저런 갈등은 있겠지만 택시 서비스의 무게 중심이 점점 타다와 같은 플랫폼 기반으로 넘어갈 것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이 이걸 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일자리 측면에서 타다의 혁신성은 제한적이다. 소비자로서의 나는 타다가 제공하는 편의성을 환영하지만, 노동자로서의 나는 이른바 공유경제, 플랫폼 경제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그닥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현재로선 그렇다.

수입도 수입이지만 기사들의 근무 환경을 지나치게 통제하는 건 아닌지 따져볼 필요는 있다. 소비자 편의성을 위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소비자 편의성을 노동의 질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주기는 쉽지 않다. 혁신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부와 기업이 똑같을 수는 없다. 

이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이슈가 아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벌어지는 논쟁이다.

대안은 각자 입장에서 따라 여러가지가 나올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키워드는 균형이다. 소비자 편의성과 노동의 질을 둘다 잡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적절한 지점에서 균형점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정부의 역할도 있을 것이고, 타다가 해줘야할 몫도 있을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정부와 타다는 미래를 위해 계속 대화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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