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사진이다"...스마트폰 카메라 경쟁 왜 뜨겁나 봤더니

사진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들이 사진말고는 특별한게 없는 것이냐?고 묻는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의 진화도 이제 올때까지 왔다는 뉘앙스도 꽤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도 솔직히 스마트폰이 사진기가 되어가는 것을 진화의 한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봤더랬다.

하지만 요즘 사용자들을 성향을 고려하면 스마트폰 업체들이 사진에 집중하는 것은 꽤 현실적인 전술일 수도 있다. 구글 마케터인 주영민씨가 쓴 책 '가상은 현실이다'를 보면 이미지는 현대인에게 알파요 오메가인 키워드다. 디지털과 관련해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바로 이미지라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은 사진 그 자체다.

지난 세기 예술이 대량으로 복제되었던 것처럼, 이번 세기에는 인간이 복제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생산되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통되는 방대한 사진은 바로 인간의 사본이다. 사진을 인간을 복사해 디지털 세계에 붙여놓고 그 안에서 인간을 대리한다.  사진은 나의 디지털 아바타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사진과 현대의 사진이 같은 단어를 쓰고 있을 뿐, 그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깨닫지 못한다.  

사진은 더 이상, 서랍속에서 바래가는 인화지 조각이 아니며, 영원히 지속되는 디지털 세계속에서 호흡하는 나 자체다. 오늘날 인간의 사진, 즉, 사본-인간은 육체 자체보다 더 자주 더 많이 타인과 접촉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도 사진을 더욱 진정한 나 자신으로 믿는다. 현대인이 사진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진이라서가 아니라, 바로 사진이 원본인 자신보다 더 중요한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사본을 통해 비로소 스스로의 존재를 자각하고, 정체를 파악한다. 현대인은 사진이다.

사진 공유 서비스 인스타그램에 대해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도 사진의 힘을 상징한다.

사진이 된 인간에게 인스타그램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단지 사진 공유 서비스가 아니다. 현대인 스스로가, 진짜라고 믿고 남들도 진짜라 믿게 만드는 진짜 자아가 살아 숨쉬고 실현되는 공간이다. 즉 인스타그램은 현실보다 더 강력한 리얼리티를 갖는 가상현실이다. 그곳에서 유통되는 우리의 이미지 사본은 현실을 지배하는 새로운 현실을 구성하며, TV가 만들어내는 가상현실보다 더욱 강력한 버전의 가상현실이다. TV가 광고와 뉴스 같은 사본을 만들어내는데 그쳤다면, 인스타그램은 인류를 대상으로 개별 인간의 사본을 만들어내는 인간을 통째로 가상화시키는 혁명적인 프로젝트다.

인스타그래머블 할 것. 이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을 포함한 현실의 모든 대상을 지배하는 미학적이고, 윤리적인 규칙이다. 인간을 둘러싼 생활 역시 인스타그래머블할 것을 강제당하고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같은 소비 공간은 이미 인스타그램 사진 배경으로서의 가치가 공간의 본질적 기능 만큼, 또는 그보다 더 중요해졌다. 

이러한 공간안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은 커피나 음식 따위가 아니라 인스타그램 사진용 배경과 함께 담기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공간의 분위기 역시 가상에 전시되기를 목표로 하며, 오늘날 공간의 인테리어는 인스타그램 클리셰로 가득차 있다. 노출 천장, 네온사인, 콘크리트 외벽, 간접 조명, 꽃과 식물의 배치, 그래피티는 모두 처음부터 인스타그램에 전시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고 배치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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