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은 왜 전기차를 포기했나?

자동차를 제대로 만들기 어려운 이유

 

진공 청소기와 날개없는 선풍기/헤어드라이어로 유명한 영국의 가전기기 회사 다이슨이 전기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파격적인 결정을 한 다이슨이 3년만에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진공 청소기같은 소형 가전이 아닌 자동차 개발에 3년이라는 기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히 빠른 의사결정이다.

외신을 종합해 보면 다이슨이 전기차 개발을 서둘러 포기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좁혀진다.

낮은 상업적 성공 가능성

전기차 개발 포기의 가장 큰 이유로 다이슨은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전기차를 설계하고 생산하는데 드는 막대한 투자 비용에 비해 판매 수익이 그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본 것이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각종 지원금과 탄소배출권으로 회사를 꾸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이슨의 판단이 어쩌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자동차는 커녕 오토바이나 전동 킥보드조차 만들어 본 적 없는 다이슨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공장을 유지하는 일이 벅찼을 것이다. 무리한 투자 계획에 따른 재무 안정성 악화도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전기차 시장의 레드오션화

2016년과 달리 현재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나 중국의 BYD 같은 전기차 전문 메이커만의 시장이 아니다. 폭스바겐, BMW, GM, 포드, 토요타, 현대 등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세계 자동차 시장 1위 기업 폭스바겐은 지난 2018년 전기차 대중화 전략을 발표하면서 전용 MEB 플랫폼을 공개하는 등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모터 시대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다. 

다이슨이 소형 가전을 생산하면서 뛰어난 모터,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지만, 자동차 생산에 관한한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완비된 생산 설비와 공장, 판매/AS망, 마케팅 수단을 가지고 있는 기존 업체와의 경쟁은 결코 쉽지 않다.

높은 안전과 규제 장벽

자동차는 고장이 나면 수리하거나 버리는 가전기기가 아니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운송수단이다. 때문에 각종 산업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하며 각 국가별 지역별로 촘촘한 규제의 벽을 극복해야 한다. 다이슨이 이러한 안전과 규제 문제를 극복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따른다. 

2009년 토요타 리콜 사태는 이러한 장벽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엑셀 페달 결함으로 급발진 사고가 잇따르고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자 토요타는 전세계에 판매된 1000만대 차량을 리콜했다. 천문학적인 손실과 신용도 하락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까지 폭스바겐에게 내주고 말았다.

다이슨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 회장

빠른 의사결정과 태세 전환

다이슨은 전기차 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600명에 이르는 임직원들은 업종 전환과 이직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다이슨은 전기차 사업 대신 배터리 개발과 로봇, 인공지능 개발 등 기존 가전 사업과 연관성을 가진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비록 무리한 사업이었지만, 냉정한 판단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기업 시장에서 결과를 경험하기 전에 빠른 손절을 실행하는 사례가 흔치는 않다. 다이슨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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