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된줄 알았던 카세트 판매량이 2배 늘어난 까닭은?

추억의 포맷인 카세트 판매량이 영국에서 2019년 상반기 전년대비 112% 증가했다.  판매량은 3만6000개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가파른 성장세다. 영국 외에 미국에서도 카세트 판매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카세트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묘한 매력이 있어서? 그것만으로는 사실상 멸종된 카세트 판매량이 다시 드는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카세트의 부활을 이끄는 키워드는 스토리와 경험이다. 

예를 들면 영화 등에서 카세트가 쓰이는 것을 인상깊에 봤던 이들이 그걸 간접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카세트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세트 현상을 불러온 영화 중 하나로 마블 시리즈 중 하나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도 언급됐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선  다양한 믹스테이프가 나오는데,  이것은 플롯에서 중요하고 감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도 마찬가지. 영화에서 주인공은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는 장면이 나오는데, 2017년 아이팟 판매량은 실제로 늘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를 통해 음악을 인식한다. 스토리는 개인적인 것이기도 하고 발명되기도 했지만, 항상 감정적으로 공명한다. 그들의 파트너와 처음으로 춤을 추었던 노래를 어떤 기기로 재생했는지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스톡홀름 소더턴대학의 고란 보린에 따르면 이같은 열정은 쓸쓸하면서도 달콤했던 누군가의 초창기 삶의 상태로 연결되는 과거 미디어 경험과의 향수 관계에 활성화된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린은 2차 대전과 냉전을 경험한 세대와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현재 카세트나 레코드판을 구입하는 이들은 이들 미디어와 슬프고도 달콤함 경험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그들 부모 세대의 기억을 통해 이를 경험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들은 우리의 경험에 접근하기를 원한다. 어떤 물체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의 감정은 클라우드에 있는 파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씹힌 테이프를 다시 카세트 테이프안에서 넣는 것에서 즐거웠던 기억은 아니다. 그러나 남가주대의 조나 데머스는 "음악을 통해 아날로그 경험을 원한다면 카세트는 강력하다. 그것이 레코드판보다 강력하게 죽음과 쇠퇴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테이프 부활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요인들도 있다. 이것은 1980년대 카세트 문화의 급진성을 연상시킨다. 테이프는 저렴했고 사람들은  비싼 레코드의 음악을 복제해 공유하기 위해 카세트를 사용했다. 해적행위의 초기형태였다.

오디오 프로듀서인 크레이드 에레이는 2011년 에세이에서 "오늘날의 카세트 문화는 지배적인 산업 포맷을 거부함으로써 오래딘 카세트 문화의 중흥을 구현하고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종합하면 이 모든 동기들이 예상하지 못한 카세트 테이프 판매 증가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래된 기술이라고 해도 그것이 감정적으로 심금을 자극하고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다면 결코 죽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날로그의 반격의 저자 데이비드 색스는 레코드판의 판매가 늘고 있고, 옛날 생각하는 나이든 사람이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레코드판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20대 젊은이, 디지털 음악과 함께 성장한 10대 아이들, 애플 기기에서 공짜로 내려받은 음악 밖에 들어본 적이 없던 사람들이 그들이다. 정말 깜짝놀랄만한 소비자 집단은 따로 있었다. 여자애들이었다. 여자 애들이 다시 레코드를 사기 시작했다면 정말로 상황이 바뀐 것이다."

 "아날로그 제품과 아이디어의 가치 상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다. 디지털에 둘러싸인 우리는 이제 좀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한다. 우리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와 소통하기를 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위해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것이 디지털 기술보다 훨신 번거롭고 값비싼데도 말이다.

아날로그의 반격은 디지털화가 불가피하다는 가정 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의 핵심은 확실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을 기록할 때는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이 펜을 이기지 못한다. 이책에서 확인하겠지만 아날로그 기술의 태생적 제약이 사용자의 생산성을 방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높여준다."

LP 레코드판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것이 이제는 매력 요인이 되었다. 레코드판은 크고 무겁다. 게다가 만들고 구매하고 재생하려면 돈과 노력이 들어가고 취향도 필요하다. 사람들은 레코드판을 보면 손으로 넘겨가며 살펴보고 싶어한다. 소비자는 돈을 주고 레코드판을 얻었기 때문에 그 음악을 진정으로 소유했다는 의식을 갖게 되며, 이는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LP 레코드판은 복고 페티시에서 새롭고 쿨한 소비재로 바뀌었다. 광고 캠페인이 패션 잡지에 그리고 부티크 호텔에 턴테이블이 등장했다 디지털은 편리함의 극치인 반면, 아날로그는 경험의 극치다.

이것이 아이팟과 더불어 성장하며 LP를 만져본 적도 없는 10대들을 LP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나아가 생애 첫 턴테이블을 사게하는 요인이다. 또한 그것이 LP 레코드판과 아날로그 뮤직이 반격에 나서는 이유다. 마크 트웨인의 말을 조금 바꾸자면 뛰어난 밴드의 라이브가 번갯불이라면 아이팟은 반딧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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