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식 글로벌 기업 연합 전략의 실체를 말한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전세계에서 걸쳐 정말 많은 기업들에 투자했다. 그래서인지 손정의 회장은 기업가라기 보다는 투자자로서의 이미지도 강하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이 투자 수익을 노리고 스타트업들에 돈을 쏟아부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들간 겉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안에선 긴밀하게 연대하는 형태의 기업 네트워크 모델을 추구해왔다.

그의 표현을 밀리면 군전략이다. 손정의 회장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분석한 책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보면 군전략은 이렇게 묘사된다.

얼핏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이는 기업들을 모아 무리짓고, 그속에서 다음 세대 승리자가 될 서러브레드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어쨌튼 모두 손정의의 인정을 받은 기업들이다. 일기당천의 용사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이 서로 동지적 결합을 해 서로의 DNA를 주고받을 때 강력한 서러브레드가 탄생하리라 보는 것이다. 이런식의 투자법을 손정의는 군전략이라 부른다. 서로 다른 브랜드와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기업군이 자본 관계와 손정의식 동지적 결합을 통해 서로 독립된 상태에서 결속을 다지는 상태다.

손정의에 따르면 300년 동안 존속할 기술은 없다. 따라서 한가지 기술에 의존하는 조직은 영속할 수 없다. 문제는 다음으로 세계를 바꿀 기술을 어떻게 발견할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련한 것이 투자를 통한 군전략이다. 즉 하나의 투자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군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처럼 손정의의 투자에는 사례를 보기 드문 독특한 전략이 흐르고 있다.

책을 보면 손정의는 스스로 군전략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군을 만들지 않아도 30년은 잘해나갈 수 있습니다. 30년 정도로 최고에 달하는 경영을 꿈꾼다면 애써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정도 기간이라면 단독 브랜드로 단독 사업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인텔도 그렇습니다. 30년은 몰라도 300년을 내다 보면 단독 브랜드나 단복 비즈니스로는 안됩니다.

겉에서 보면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회사들은 일반적인 기업 집단과 비교해 패밀리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투자와 관련해 손정의 회장이 갖고 있는 몇가지 원칙이 반영된 결과 같다.

먼저 그는 리더십에 그다지 연연해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투자처인 기업을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회사로 만드는 일은 피하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소액 출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필두 주주가 되어 경영에 어느정도 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출자 비율은 20~40% 되는 경우가 많았고 손정의는 이들 기업을 마치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처럼 여겼다. 이런점을 고려해볼때 보통의 M&A와는 많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M&A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즉효성에 따른 상승효과다. 하지만 군전략에 기초한 손정의의 투자는 애초부터 누구라도 알수 있는 그런 상승효과를 노리지 않았다. 즉각적인 투자 리턴을 추구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단순히 투자 펀드라고 보기도 어렵다.

투자할 기업의 사명을 정하는 방법에도 손정의의 생각이 반영되었다. "그는 우리의 투자를 받는 기업이 소프트뱅크라는 이름을 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SB정도는 허락하지만 처음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투자처인 기업 대부분이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은 신생 기업인데, 이들이 무작정 소프트뱅크란 큰 나무아래 들어오는 것을 손정의는 싫어한다.

손정의는 여러 자회사들이 같은 로고와 이름을 쓰는 재벌형 조직은 공업혁명, 즉 산업혁명 시대의 유산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일본 재벌을 사례로 들며, 식산흥업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 했다. 즉 재벌은 정경유착이 만연하던 구시대의 산물이다.

적절한 비교일지는 모르겠지만 소프트뱅크의 군전략을 벤처 연합 모델을 구사하는 국내 업체인 옐로모바일을 연상케 하는 면도 있다. 옐로모바일의 경우 수십개 기업들간 연합체를 만들었지만 의도대로 회사들간 시너지를 창출했는지는 의문이다. 옐로모바일은 M&A를 위해 주식 교환 방식도 많이 활용한 반면 소프트뱅크는 자체 또는 차입한 돈으로 회사들의 지분을 사들였다.

옐로모바일의 경우 처음나올 때부터 지금까지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수시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판의 수위는 다를 수 있겠지만 소프트뱅크식 M&A 전략에 대해서도 일각에선 비판이 있다.

손정의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다. 시장 관계자가 소프트뱅크의 주가에 대해 이야기할때 쓰는 것이다. 즉효성이 없는 M&A를 반복해 이익에 대한 부채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언론에서 소프트뱅크식 경영이 위험하다고 비판하는 이유도 대부분 그런 점 때문이다. 손정의는 그런 언론의 비판을 대부분 인정하긴 하지만 근시안적인 의견이 지나치 않는다고 못박는다. 그는 군전략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런 비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책을 보면 손정의는 되겠다 싶은 것에 대담하게 베팅하는 걸 반복하는 스타일이다. 회사가 커질수록 판을 점점 키우려는 유형이다. 대단히 공격적인 성향이다. 

그의  대담한 베팅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소프트뱅크가 결정적 한방을 맞을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대담하다. 어떨떄는 엘론 머스크의 이미지와 오버랩도 된다. 

책을 완독한후 손정의 회장이 IT판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해 공유할만한 내용을 추가로 포스팅에 담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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