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독립조직 만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될거라고?

언제부터가 기업 경영 전략을 논하는 공간에서, 심심치 않게 쓰기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라는 키워드는 말그대로 디지털을 활용해 기업이 변화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로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스타벅스 같은 경우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디지털로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스타벅스같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적지 않은 시행착오속에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는 기업들도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디지털로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중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 전략을 위해 전담 조직 만드는 전술을 활용하는데,  수닐 굽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 교수는 바람직한 접근법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대기업이라면 특히 그렇다.

그는 자신의 책 '루이비통도 넷플릭스처럼'를 통해 독립 부서를 구축하고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는 접근 방식을 이렇게 비유한다.

많은 대기업이 독립된 디지털 부서를 만들거나 실리콘밸리에 전초기지를 마련함으로써 조직에 혁신적인 분위기와 활력이 생기길 기대한다. 독립부서를 만들어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대형 선박의 방향을 바꾸려고 스피드보트를 띄우는 일과 같다. 스피드보트가 질주하며 제 아무리 방향을 바꾸려 해도 거대한 선박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유럽 대형 통신 회사인 텔레포니카를 사례 중 하나로 들었다.

텔레포니카는 2011년 9월 영국 런던에 텔레포니카 디지털이라는 독립 부서를 설립했다. 마드리드 본사에서 멀이 떨어진 런던에 신설된 독립 부서는 최고 경영자를 따로 두고 예산을 별도로 배정 받았다. 스카이프와 왓츠앱과 같은 메신저 앱으로부터 사업을 위협받던 상황이던 텔레포니카 경영진은 디지털 그룹이 본사의 방향성을 제시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발굴하리라 기대했다.

경영 자율권과 대규모 예산을 보장받으며 야심만만하게 출발한 텔레포니카 디지털은  기대에 부응하는 놀라운 아이디어들을 발굴하였다. 상당수 아이디어는 당시 통신사로서 굉장히 새로운 영역이었다. 디지털 그룹은 개발과 테스트, 파일럿을 거쳐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디어를 본사에 제안에 글로벌 시장에 적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실천할 자신이 없던 국가별 담당자들의 반대에 빈번히 부딪혔다. 결국 텔레포니카는 3년여의 실험 끝에 디지털 부서를 없애고 모든 기능을 다시 마드리드로 옮겼다.

디지털 조직을 독립 부서로 만드는 것외에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으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실험회사는 회사들도 많다. 실험 자체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지만 큰그림과 연결돼 있지 않으면 건질게 별로 없을 수도 있다는게 저자의 지적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불확실한 미래를 고려할 때 이는 타당한 접근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여정은 몇가지 전술적인 실험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새로운 소셜 미디어 도구나 모바일 플랫폼을 남들보다 빨리 써보든 성향의 직원들이 모여있는 마케팅 부서에서 시작된다.  디지털을 둘러싼 기대감이, 조직내에 퍼지면서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회사 전체에서 나타나고 확산산되고 있다. 

이니셔티브가 여러곳에 흩어져 있으면, 시너지 효과가 낮아서 기업들은 흩어진 이니셔티브를 통합하려 한다. 팀 리더들은 서로 다른 직무 영역별, 브랜드별, 사업 단위별, 직업별로 디지털 프로젝트의 목록을 작성해 개별 과제를 합리화하고 통합을 시도한다. 떄로는 차세대 디지털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부서를 만들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 국지적으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하나의 브랜드만 다루던 이니셔티브가 여러 브랜드로 범위가 확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로드맵이나 방향성 없이, 실험만 반복한다면, 눈앞의 성공에 사로잡혀 장기적인 성과는 내놓지 못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우후죽순 생기는데, 규모를 키우지 못한다면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렇나 상향식 접근이 기술 위주이기 때문에, 정작 기업이 깊이 고민해야 하는 근본적이고 고차원적인 이슈를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효율성 개선용으로만 디지털을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효율성을 넘어 체질 개선에 디지털을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비용 절감과 운용 효율 개선에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있다. 기업들이 항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기업들이 오로지 여기에만 의존한다면 그 기업들은 암묵적으로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없다고 가정하는 것과 같다. 디지털 조직을 만들고, 다양한 실험을 하고, 기술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성공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략을 기업 전사 전략의 핵심 축으로 만들어야 한다. 디지털 전략ㅇ르 별개의 활동으로 취급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침투하도록 조직 운영과 DNA에 이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 혁신으로 말미암아 소비자의 행동이 변화하고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함에 따라 기업 사업 모델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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