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쇼핑의 시대, 브랜드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황지영 마케팅 전공 교수는 자신의 책 리테일의 미래에서 미래 유통을 이끌 중량급 키워드로 보이스 쇼핑을 꼽는다. 아마존 알렉사 같은 음성 비서에 말로 주문하는 것이 니치가 아니라 주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쇼핑의 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스마트 스피커의 확산은 보이스 쇼핑의 대중화를 의미한다. 이는 결국 삶의 양식 변화로 이어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보이스 쇼핑시대에는 소비자의 의사 결정 단계가 전통적인 그것과는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소비자 의사 결정 모델은 필요 인지, 정보 탐색, 비교 결정, 구입, 평가 과정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보이스 쇼핑 시대에는 의사 결정 과정이 짧아지면서 몇몇 단계는 생략된다.

예를 들어 필자가 주로 쓰는 제품이 헤드앤숄더(샴푸명)라고 해보자. 구매를 원하는 상품이 정해져 있고 보이스 쇼핑이 가능하다면 헤드앤숄더 주문해줘라고 말하는 것으로 쇼핑이 완성된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매장에서 정보를 접할 필요도 없고 어떤 프로모션이 있는지 찾아볼 필요도 없이 나를 도와주는 똑똑한 음성 비서 알렉사가 알아서 처리한다.

브랜드 선호도가 없는 상품군이라면 "알렉사, 건조한 두피에 필요한 샴푸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알렉사는 원하는 기능이 있는 상품을 추천해줄 것이다. 소비자는 직접 정보를 찾아 비교해보지 않아도 몇가지 브랜드가 추려지고 소비자는 그중 하나를 살 가능성이 크다. 결국 소비자는 개인 정보 탐색, 비교 결정 단계를 생략하고 필요 인지에서 구입을 바로 건너뛸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변화는 기업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 저자는 브랜드의 역할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이 리테일러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소비자의 의사 결정 과정이 변하면서 브랜드 인식과 브랜드 역할에 결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 의사 결정 과정의 변화는 브랜드 인식과 브랜드 역할에도 결정적 변화를 만든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언제든 정보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는 정보를 대충 기억해왔다. 

언제 어디서든 알고 싶은 것이 생기면 즉각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하면 되기에 특별히 기억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이다. 똑같은 이유로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대충 기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쇼핑 시대에는 어떤 브랜드나 상품을 선택할지에 대한 정보 탐색과 비교 결정을 음성 비서가 대신 수행한다. 과거보다 짧아진 소비 결정 과정에서 음성 비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보이스 쇼핑에서 특정 브랜드나 구체적 모델명으로 주문 명령을 내리는 비율을 생각보다 높지 않다. 결국 음성 비서의 결정 알고리즘이 우리의 소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같은 변화속에서 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강력한 브랜딩이 브랜드를 상품 카테고리의 대명사로 만들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자에 따르면 소비자가 해당 상품군을 특정 브랜드 자체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전통적으로 브랜드 메시지 전략은 인지적, 감성적, 행동적 전략으로 구분된다. 브랜드명을 상품 카테고리의 대명사로 만드는 것은 인지적 접근에 속한다. 예컨대 휴지가 필요할 때 휴지좀 줄래?라고 하는 대신 "크리넥스 좀 줄래"라고 말하는 것이 그런 경우다. 리테일의 미래 속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기억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브랜딩 전략은 기존의 브랜딩과는 차별화되어야 한다. 

저자는 오리지널리티, 제로 웨이스트, 오감을 자극하는 멀티체험을 키워드로 강조한다.

오리지널리티를 이용한 브랜딩은 자신만의 독창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오리지널티를 강조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을 살펴보자. 블루보틀은 무엇보다도 커피맛에 있어서 오리진이 되고자 했다. 그들은 신선함과 향기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유기농, 공정 무역으로 생산된 커피 원두만을 골라 소규모로 로스팅하고 24시간안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커피의 명품인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코케나 브라질 파젠다 세르탕지뉴 등의 커피를 판매하는 것도 오직 커피 맛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다.

제로 웨이트는 쓰레기를 줄이는 친환경적인 움직임을 말하는데, 단순히 친환경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z세대들은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높다. 따라서 이타성이 깃든 브랜드에 더 친화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감을 저극하는 멀티 체험은 오프라인 공간을 시각적 요소 등을 포함한 청각적 요소를 포함한 복합감각적 장소로만들라는 것이다.  이 전략은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은 물론 온라인 브랜드의 O2O 브랜딩을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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