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건 암호화폐 뿐...범용으로 쓰기는 무리"

블록체인판에선 크게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한다. 하나는 블록체인이 암호화폐를 만드는데 쓰이는 것을 넘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용 서비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블록체인은 비효율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정도의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아니라면 효용성을 갖기가 어렵다는 진영이다. 

전자를 대표하는게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 같은 범용파, 후자쪽 논리를 강조하는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지미 송과 같은 이들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로 불리운다.

현재 시점에서, 블록체인은 범용 서비스 인프라로 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게 많은 것이 현실이다. 범용파도 지금은 블록체인이 한계가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탈중앙성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인프라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몇년안에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암호화폐 만드는 것 외에 블록체인을 쓰려는 시도에 대해 오버액션을 넘어 헛발질로 바라보는 시각 또한 여전하다. 2~3년은 지나야 누가 맞는지 판가름이 나지 않을까 싶다.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라는 책을 쓴 사이페딘 아모스 레바논 아메리칸 대학 경제학 교수는 블록체인을 암호화폐 만드는 외에 쓰려는 시도는 헛발질로 보는 쪽이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놀라울 정도로 상승하는 한편 비트코인의 운영 절차와 세세한 기술은 이해하기 어려운 탓에, 이를 둘러싼 오해도 엄청나게 많이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끈질긴 것은 비트코인의 운영 장치 중 일부분, 즉 거래를 한데 묶어 블록에 넣고 장부를 만드는 장치를 사용하면 경제, 사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거나 심지어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요즘 발명되어 과장 광고를 당한 최신 장난감이라면 모두 겪는 일이다. 2014년부터 비트코인은 중요하지 않지만 비트코인에 숨은 블록체인 기술은 유망하다는 염불을 지겹게 반복하는 금융사 임원, 언론인, 정치인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비트코인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가 암호화폐 발행이 아닌 분야에 블록체인을 쓰려는 시도를 비판하는건 블록체인의 비효율성은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중개인 없이, 지속 가능하게 돌리는 것이라면 정당성을 갖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안하니만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개인이 없는 탈중앙화 네트워크에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작업증명 기반 블록체인같은 비효율적인 기술을 쓰는 것인데, 그게 아닌 상황인데도 블록체인 쓰는 건 헛발질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진실하고 타당한 장부를 만들어 내는데, 극도로 정교하고 복잡한 장치를 쓰는 목적은 명백하다. 제3자를 신뢰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화폐를 발행하고 가치를 옮기기 위해서다.  블록체인 기술은 온라인 거래를 효율적이고 저렴하고 빠르게 하는 방식이 아니다. 사실은 중앙화 방식에 비하여 매우 더디고 효율이 낮다. 유일하게 우월한 부분은 제3자의 중개를 신뢰해야할 필요를 없앴다는데 있다. 제3자가 중개할 필요를 제거하여 최종 사용자가 얻는 가치가 엄청나기때문에, 비용 상승과 효율 감소라는 단점을 감내할만한 분야가 아니라면 이 기술을 적용할 의미도 없다. 그리고 실제로 제3자 중개를 제거해낸 유일한 관정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고유의 토큰을 옮기는 과정 뿐이다.

다시말해 중개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것도 작업증명 합의 기술을 뺀 블록체인를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블록체인은 부당한 변경을 막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자산 기록 장부로서 믿을만 하지만, 이 장점은 블록체인 고유의 화폐를 사용할 경우, 그리고 그 화폐가 값져서 네트워크가 공격에 맞서기에 충분한 연산력을 보유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그 외에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자산을 다루든, 디지털에만 존재하는 자산을 다루든, 블록체인의 신뢰성은 그 자산과 블록체인에서 그 자산을 가리키는 표시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드는 책임자의 신뢰성을 넘지 못한다. 

블록체인의 신뢰성은 기록할 권한을 지닌 당사자 이상으로 높아질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 비공개 블록체인을 사용해봤자 효율성이나 투명성이라는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 장부를 기록하는데 장업 증명 없는 블록체인을 도입해봤자 속도만 느려질 뿐 안정성이나 불변성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데 드는 연산력과 시간은 늘어나는데, 제3의 중개자를 신뢰해야 한다는 전제는 그대로 남는다. 

토큰을 보유한 블록체인이라면 공증 서비스 용도로 사용할 수는 있다. 이 경우 계약과 문서는 해싱을 통해 거래 블록에 기록될 것이므로 당사사 누구든 자기가 연람하는 계약 판본이 체결 당시에 해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서비스는 희소한 블록 공간을 거래하는 시장을 만들어내겠지만, 블록체인에 화폐가 없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저자는 비트코인 말고도 여러 암호화폐가 쏟아지고 있지만, 탈중앙화된 정도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비트코인을 위협하는 암호화폐는 아직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소수가 영향을미칠 수 있는 암호화폐는 무늬만 암호화폐라고 보는 시각도 여기저기에서 읽힌다.

이제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상업적으로 응용하는데 성공한 사례는 전자 현금, 그중에서도 비트코인 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결제, 계약, 등기 같이 적당한 사용처라고 가장 널리 선전된 분야에 실제로 적용하려면 블록체인의 탈중앙 화폐를 사용하여 운영해야만 한다. 화폐 없는 블록체인은 상업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시제품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 현재 각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방식과 경쟁하지 못해서다.

비트코인 구조는 9년 동안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사용되었으니 개발자들이 베끼고 개선하여 상업용 제품을 출시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그렇게 성공한 제품은 이제껏 하나도 없다. 시장에서 시험해본 결과, 중복하여 거래를 기록하고 작업증명할만한 목적은 제3자의 중개가 없는 전자현금과 결제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 뿐이다. 

전자 현금 송와 거래를 처리하기 위하여 주고받아야할 데이터는 매우 적다. 반면 대규모 결제 및 계약 같은 경제적 적용 분야에는 더 많은 데이터가 얽혀 있으므로 블록체인에서 실현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번거롭다. 중개자가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라면 블록체인을 응용해봤자 경쟁력 있는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9년이 흘러 사용자 수백만명을 확보한 현재, 나카모토가 만든 구조는 디지털 현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을 뿐 그외에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로를 바탕으로 결제, 매매, 장부 기록을 수행하는 제3자에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사용하기에 매우 비싸고 비효율적일 뿐이다. 게다가 비트코인이 아닌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번거로운 구조와 높은 비용도 부담하는 한편, 제3자를 신뢰해야 하여 보안 위험까지 가중되므로 두 세계의 단점만 모은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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