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으로 개인 신용도를 평가한다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차이나 조직을 이끌었던 AI 전문가 리카이푸가 쓴 책 'AI 슈퍼파워'를 보면 흥미로운 회사 하나가 AI 혁신을 이끄는 기업 중 하나로 소개된다. 

스마트 파이낸스가 주인공. 개인적으로 첨 들어보는 회사인데, AI 기반 마이크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소액 대출을 해줄때 이 회사는 신청자의 소득 같은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배터리 잔존량 같은 데이터를 보고 신청자가 돈을 값을 것인지를 예측한다.  연봉 정보를 줘야 대출이 가능한 한국의 금융 환경에선 쉽게 상상히 가지 않는 시나리오다.

중국의 기업 데이터와 기업 문화가 가진 특성상 2차 AI 물결을 전통적 기업에 적용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업 AI가 레거시 시스템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산업에서는 중국이 크게 진일보하고 있다. 이를테면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중국이 가졌던 상대적 낙후는 역으로 최첨단 AI 응용으로 향하는 디딤돌이 되었다. 이중에서도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바로 마이크로 파이낸스다.

중국은 신용카드 단계를 생략하고 곧장 모바일 결제로 건너 뛰면서 한가지 중요한 퍼즐 조각을 빠뜨렸다. 바로 소비자의 신용이다. 위챗이나 알리페이로 연동 은행 계좌에서 바로 결제를 할 수 있지만 통장에 있는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결제가 불가능하다. 

이 빈틈을 파고든 것이 전적으로 알고리즘에 의지해 수백만건의 소액 대출을 해주는 스마트 파이낸스의 AI 기반 앱이다. 이 앱은 대출자에게 한달 소득을 입력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특정 데이터를 요청한다. 이 데이터를 통해 차입자가 300달러를 갚을 것인지 아닌지를 예측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디지털 지문이 만들어진다. 기계 은행원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파이낸스의 딥러닝 알고리즘은 위챗 지갑에 보유한 현금 액수 등 가시적 기준은 참조하지 않는다. 대신에 이 알고리즘은 인간 대출 담당자라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할 데이터로 대출 상환 가능성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생년월일을 적어 넣은 속도나 휴대 전화의 배터리 잔존량을 비롯해 수천가지 변수를 고려한다.

대출 신청자의 휴대전화 배터리 잔존량이 신용도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 

단순한 인과관계로는 전혀 답을 구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지만 AI의 오류를 뜻하는 신호도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정신이 거대한 데이터 더미 속 상관관계를 인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이다. 알고리즘에 수백만건의 대출 데이터를-상환이 된 대출과 그렇지 못한 대출-훈련시킴으로써 스마트 파이낸스는 신용도와 상관이 있지만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방법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상관관계를 다수 발견했다. 이 새로운 특정 요소들이 대출 심사에 있어서 소득, 주소, 심지어 신용점수와 같은 원시적 분석을 대신한다는 의미에서 쟈오커 스마트 파이낸스 창업자는 이 요소들을 '미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부른다.

데이터의 산이 커질 수록 알고리즘의 정교함이 늘어나고 스마트 파이낸스는 사업성을 확장해 전통적 금융 부문이 관례적으로 대출을 거부하던 젊은 세대와 이민 노동자들에게도 신용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2017년말에 스마트 파이낸스는 매달 200만건이 넘는 대출을 제공했고 연체율은 한 자릿수 이하였다. 콧대 높은 전통 은행들이 부러워할만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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